두산 김재환. 스포츠동아DB
KBO리그는 ‘부익부 빈익빈’을 방지하고 리그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 프리에이전트(FA) 보상선수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FA등급제 도입에 대한 목소리가 높지만 쇄신을 위한 결단이 어려운 배경에는 각 구단의 이해 관계를 조율할 해법을 쉽사리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신생구단 창단 및 프리에이전트(FA) 이적에 따른 보상선수는 팀 운명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 두산의 중심타자로 자리 잡은 김재환은 “2015년 kt의 1군 데뷔를 앞두고 ‘20인 보호선수 외 특별지명 선수’로 이적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여러 깊은 상념 속에 지명을 대비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당시 kt는 9개 구단의 20인 보호선수 외 신생팀 특별지명을 앞두고 있었다. kt 조범현 창단 감독은 김재환의 장타력을 눈 여겨 본 뒤 유망주가 많은 두산의 전력 구성을 살피며 깊은 관심을 보였지만 두산이 김재환을 보호선수에 묶으면서 데려가지 못했다. 두산은 유망주를 다수 보유한 팀이었지만 주전급 투수를 보호선수 울타리에 제외하는 과감한 결단 속에서 미래 자원을 지켰다.
민병헌의 보상선수로 두산에 입단한 백민기. 스포츠동아DB
얼마 전 두산 출신 민병헌은 FA 계약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롯데는 과감하게 핵심 야수를 보호선수에서 포기했다. 두산이 뛰어난 야수 자원을 확보하고 있다는 계산 속 보호선수 명단을 작성했다. 두산은 치열한 머리 싸움 속에 유망주 백민기를 선택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