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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中을 전략적 경쟁자 규정… 양국 충돌 불가피”

입력 | 2017-12-27 03:00:00

옌쉐퉁 中 칭화대 국제관계연구원장 환추시보 인터뷰




“미국이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했다면 중국도 이에 맞춰 조정을 해야 할 것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자인 옌쉐퉁(閻學通·사진) 칭화(淸華)대 국제관계연구원 원장이 26일자 관영 환추(環球)시보와의 인터뷰에서 새해 미중관계를 이렇게 전망했다.

옌 원장은 중국을 제1의 경쟁자로 규정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18일 발표)와 관련해 “패권국과 새로 부상하는 국가는 제로섬 관계를 갖는 원리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양국 간 이익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중 포위 억제 정책인 ‘인도 태평양 전략’에 대해선 “NSS 보고서에서 인도 태평양 전략이 아니라 ‘인도 태평양 지구’라는 개념을 쓴 것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중국과 주로 경제 분야에서 경쟁하겠다는 뜻이라며 버락 오바마 전임 행정부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이 미국의 정치적 주도를 강조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풀이했다.

옌 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필리핀에서 열린 동남아국가연합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미국으로 돌아간 것에서 보듯 미국은 동남아 국가와의 군사동맹 관계를 중시하지 않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특히 트럼프 정부가 파리 기후변화협약과 유네스코 등 적지 않은 국제조직과 협약에서 탈퇴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지도국으로서의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중국에는 좋은 기회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력이 쇠퇴해 이런 책임을 질 수 없으며 자신의 실력을 기르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거부감으로 중국 위협론 등 반(反)중국 정서가 일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상품과 군사력에 이어 금융과 가치관에까지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는 분야가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옌 원장은 최근 우방국인 파키스탄 내에서도 일대일로(一帶一路·21세기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관련 프로젝트가 중단된 것을 경고 삼아 중국이 지나친 대외 경제 확장 정책에 신중을 기하고 속도 조절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선 “(북한이 주도해) 2018년 한반도에서 전쟁이 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면 오직 미국뿐”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미국이 전쟁을 일으키지는 못할 것이라며, 전쟁이 나면 생존 기회가 사라지는 북한이 죽기 살기로 서울에 대한 보복에 나설 테고 한국과 미국으로서는 이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국의 국제 군사정보 전문업체인 IHS 제인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부상 및 북한의 전략적 위협 증가 등으로 내년 국제사회의 군사비 지출이 냉전 이후 가장 규모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2018년 세계 군사비 지출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예상 군사비는 1조6700억 달러(약 1800조 원) 규모로 올해보다 3.3%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군사비 지출 확대 요인으로 세계 경제 회복세와 더불어 동중국해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의 최근 군사적 행보,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 등을 꼽았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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