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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TECH]렌털 시장규모 25조9000억 원… 요즘은 ‘소유’보다 ‘공유’

입력 | 2017-12-22 03:00:00

커져가는 렌털 시장




물건을 사지 않고 빌려 쓰려는 소비자가 늘면서 국내 렌털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소유’ 대신 ‘공유’하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렌털 시장 전체 규모 뿐 아니라 렌털이 가능한 제품군도 점차 폭넓어지는 추세다.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비슷한 비용으로 항상 최신 제품을 쓸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직접 제품을 관리하거나 처분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 때문에 합리적인 ‘렌털 소비’를 하려는 젊은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했다.

실제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 렌털 시장은 25조9000억 원으로 전망된다. 2006년 3조 원에 불과했던 시장 규모가 10년 동안 8배 넘게 성장한 것이다. 2020년에는 4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공기청정기나 정수기, 비데 등 비교적 작은 생활가전제품뿐 아니라 세탁기와 건조기 등 대형 가전부터 안마의자와 매트리스 등 웰빙 제품으로 렌털 대상 제품군이 빠르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올해 들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기존 중소·중견 업체들이 주도하던 렌털 시장에 대기업이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예가 LG전자다. LG전자는 올해 10월부터 기존 정수기·공기청정기·스타일러·안마의

자 렌털서비스에 더해 ‘트롬 건조기’와 ‘디오스 전기레인지’를 추가했다. 건조기를 빌려 쓰는 고객은 6개월마다 제품 내외부를 청소해주고 배수통을 소독해주는 ‘토털 클리닝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월 요금은 1∼3년 차에 4만4900∼4만9900원, 4∼5년 차는 3만4900∼3만9900원이다. 5년의 렌털 기간을 모두 채우면 제품의 소유권은 고객에게 이전되는 방식이다.

앞서 9월 시작한 의류관리 가전 ‘스타일러’도 렌털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무엇보다 제품을 사는 초기 비용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동안 구매를 고민했던 소비자들도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전보다 렌털 사업을 한층 강화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는 회사도 많아졌다.

케이블TV와 알뜰폰 사업을 벌여온 CJ헬로비전은 최근 사명에서 ‘텔레비전’을 연상시키는 ‘비전’을 떼고 렌털 사업 분야 강화를 선언했다. 2014년 노트북 등으로 시작한 렌털 품목도 최근 청소기, 공기청정기 등 생활가전으로 확대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알뜰폰이나 케이블TV 등 내수 시장이 둔화되고 있는 만큼 렌털 사업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쿠쿠전자도 기존 밥솥 회사에서 렌털 사업자로 빠르게 전환해나가고 있다. 1인 가구가 늘고 쌀 소비가 줄어들면서 국내 밥솥 시장 정체에 따라 새로운 먹을거리 확보가 시급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달 초 렌털 전담 법인 ‘쿠쿠홈시스’를 출범시킨 쿠쿠전자는 기존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제습기, 전기레인지, 안마의자, 비데, 매트리스 등에 더해 렌털 품목을 더 확대해나간다는 목표다. 쿠쿠전자의 국내 렌털 부문은 올해 상반기(1∼6월) 기준 전체 누적 계정 수가 110만 계정을 돌파했다. 해외 시장도 확대 중이다. 2015년 말레이시아에서 정수기로 렌털업에 첫 진출한 이래 올해는 20만 계정 돌파가 거의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정수기로 국내에 렌털 사업을 가장 먼저 정착시켰다는 평을 듣는 코웨이 역시 후발주자들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시장에서 코웨이는 오랜 기간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정수기에서 다른 품목으로 렌털 사업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코웨이의 올해 3분기(7∼9월) 영업이익률은 2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특히 최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해 사용자의 체형에 맞게 형상과 각도를 자동 조절하는 침대 매트리스를 개발하는 등 기존 정수기 시장에서 라이프케어 렌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매트리스 렌털은 진드기 제거, 소독 등 전문 관리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는 점에서 반응이 좋다”며 “7∼8년 주기로 교체해야 하는 고가의 매트리스를 월 3만∼4만 원대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소비자가 선택하고 있다”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