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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감세법안은 중산층 성탄 선물”

입력 | 2017-12-18 03:00:00

세제개편안 19, 20일 의회 표결… 법인세 최고세율 21%로 수정
트럼프, 부자감세 비판여론 의식… “중산층과 일자리에 유익” 강조
지지율은 32%로 여전히 바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역사적 세제 개편안 통과가 목전에 다가왔다. 미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 경제에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되는 세제 개편안 통과 표결은 미 상하원에서 19, 20일 사이 진행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이 법안은 중산층에 굉장한 크리스마스 선물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의원들이 법안의 내용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부자들을 위한 것’이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중산층과 일자리에 유익할 것”이라며 “이미 기업들이 국내로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경제성장률이 누구도 예상치 못한 3%를 기록했다”며 “앞으로 4%, 5%, 심지어 6%까지도 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15일 공화당 상하원 지도부가 최종 결정한 세제 개편안은 2018년부터 현행 35%인 법인세 최고세율을 21%로 낮추고 개인소득세율도 최고 39.6%에서 37.0%로 낮추기로 했다. 애초 법인세율을 20%로 낮추려 했지만 세수 감소를 우려해 반대했던 공화당 마코 루비오(플로리다), 밥 코커 상원의원(테네시)을 설득하기 위해 21%로 바꾸었다. 두 상원의원은 법인세 1%포인트 인상과 노동계층 부양자녀 세액 공제 확대 등의 요구조건이 받아들여지자 찬성으로 돌아섰다.

세제 개편안 하원 표결은 19일에 진행된다.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에선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 가장 큰 관문인 상원 표결은 19일 밤 또는 20일 진행될 예정이며 과반수가 찬성하면 통과된다. 민주당은 전원 반대해도 현재 의석수가 48석으로 공화당의 52석에 4석 뒤진다. 변수는 있다. 공화당 수전 콜린스(메인), 제프 플레이크(애리조나), 마이크 리 상원의원(유타)이 여전히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들 중 2명이 반대표를 던지면 개편안은 부결된다.

민주당은 조세 감면이 부자만 혜택 받고 중산층에 대한 혜택은 거의 없으며 향후 10년간 1조5000억 달러(약 1635조 원)의 세수 손실이 예상된다며 반대한다.

미국의 파격적 세제 개편안이 통과되면 선진국 기업들이 법인세가 낮은 미국으로 대거 몰려가 세계 경제에 연쇄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인건비가 급상승하고 있는 중국은 급격히 세계의 공장으로서 매력을 잃고 경제 침체에 빠질 수 있다. 이미 중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 각국이 기업 이탈과 자금 유출 대응책을 마련하느라 초비상이 걸렸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한국경제연구원은 “미국이 법인세율을 15%포인트 인하하고 한국이 반대로 3%포인트 인상할 경우 국내 투자 감소가 연간 14.3%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경우 국내총생산(GDP)이 5.4% 감소하며 고용 감소 규모도 38만2000명에 이른다. 이 시나리오가 내년부터 당장 현실화된다. 한국은 5일 국회에서 과세표준 3000억 원 초과 대기업에 대한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끌어올리는 인상안을 이미 통과시켰다.

한편 세제 개편안 통과가 유력함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계속 바닥을 기고 있다. AP통신은 트럼프 지지율이 32%로 역대 대통령의 취임 1년 때와 비교해 가장 낮다고 16일 보도했다. 응답자의 52%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후 미국 상황이 악화했다고 평가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