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종류의 음료를 생산할 수 있는 멀티팩토리인 3만평 규모의 경북 안동공장.
이처럼 불리한 조건을 뚫고 27년간 약 160국에 국내 개발 음료를 선보이는 성과를 거둔 국내 식음료회사가 바로 오케이에프다. 오케이에프는 전 세계 알로에 음료시장 점유율 76%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국내 히든챔피언이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조차도 식음료 분야에선 글로벌 시장 공략을 고전하는 가운데 이루어낸 성과다. 알로에 음료를 개발한 데 이어 이를 글로벌 시장에 안착하기까지 과정은 히든챔피언의 교과서적인 사례로 일컬어진다. 이젠 국내 식음료 분야 대기업이 알로에 음료 성공과정을 벤치마킹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정도다.
성공비결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오케이에프 이상신 회장은 “지역별로 접근을 달리하는 다원화 전략과 70종에 달하는 알로에 음료를 라인업하고 750여 종의 제품을 개발하며 세분화된 소비자의 요구에 맞춘 점”이라고 말했다.
오케이에프 공장에서는 1년에 약 30억개의 음료를 생산 가능한 설비를 갖췄다.
알로에 음료 대명사로 ‘대중명품’ 자리매김
전문가들은 흔히 알로에 음료의 글로벌 성공 요인을 ‘건강식품’이라는 데서 찾는다. 2000년대 중후반 건강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북미시장 등 글로벌 시장의 요구를 정확히 이해하고 공략한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는 반만 맞는 설명이다.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이 만들어지기까지 오케이에프의 치밀한 전략이 있었다는 사실은 잘 언급되지 않는다.
오케이에프가 알로에 음료를 개발해 선보였을 당시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알로에가 먹는 식품이라는 인식조차 없었다. 시장에 새로운 제품을 선보였지만, 이를 알리는 것부터 녹록지 않은 상황이었던 것. 당장 알로에 음료의 존재부터 알리는 것이 관건이었다. 어떻게 문제를 해결했을까.
해외 전시회에 참석중인 OKF 이상신 회장.
오케이에프는 직접 부딪치는 방법을 택했다. 업계서는 특히 해외 전시를 가장 잘 활용한 케이스로 오케이에프와 알로에 음료를 언급한다. 무엇보다 이를 먹여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현지 전시회에서 이를 시음하는 부스를 마련하고, 먹는 식음료라는 인식부터 확산시켰다. 이 회사의 해외전시회 참여 횟수는 연간 약 50회에 이른다.
지역별, 시장별로 차별화된 마케팅 활동을 펼친 것도 주효했다. 예를 들어 채식이 확산되던 남미지역서는 건강한 과채음료라는 점을 강조했고, 현지서 몸매 관리에 도움이 되는 음료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빠르게 퍼졌다. 또 할랄푸드 인증이 국내서 잘 알려지기 전부터 이를 획득하고 적극적으로 이들 시장도 공략했다.
유수의 글로벌 대기업들과의 연구 제휴를 통한 기술개발 및 전문 연구 인력 초빙, 최첨단 부설 연구소를 설립 하는 등 투자에 적극적이라는 점 또한 마케팅 포인트가 됐다.
OKF에서 제조하는 다양한 알로에 음료.
러시아, 몽골, 체코, 코스타리카를 필두로 중남미 지역은 물론 최근엔 미국, 칠레, 이란 등에서 알로에베라킹이 국민음료화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회장은 “특히 오케이에프 음료는 이란에 대량 수출하고 있으며 이란 음료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할 만큼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성공을 거둔 후 내수시장으로 진출한 특이사례다. 중소기업연구원 등은 오케이에프가 70종에 달하는 알로에 제품과 750종에 달하는 음료 라인을 갖추면서 고급화 전략도 놓치지 않아 매스티지(대중명품)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을 성공요인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오케이에프는 연간 30억 개의 음료를 만들 수 있는 국내 최대규모의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다. 지난달 경북 안동시에 3공장을 준공했는데 8년의 준비 기간을 거쳤으며 총 1억5000만 달러(약 1640억 원)를 투자했을 만큼 생산시설 확보에 공을 들였다. 안동공장에서는 160개국 수출 물량과 국내외 OEM 제품이 안정적으로 공급될 정도로 멀티생산이 가능하다. 다품종 대량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추가로 확보한 것이다.
이상신 회장
한편 지난해부터 내수시장으로 진출해 국내 GS25, CU, 미니스톱, 세븐일레븐 등 5대 편의점 및 이마트에 알로에 음료가 입점되었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