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은 비급여 항목을 급여화해 의료비 보장률을 현재 63.4%에서 2022년까지 70%로 끌어올리는 게 핵심이다. 이에 반대하는 의사들은 현재 의료수가를 높여 현실화하는 것이 문재인 케어보다 먼저라는 태도다.
한국 병원은 외국과 달리 비급여 의료행위 및 환자를 많이 봐야 겨우 수익을 내는 ‘저(低)수가 구조’다. 의료수가 보전율을 두고 의사 측은 61.9%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환자 진료 원가가 100원이라면 61.9원밖에 벌지 못한다는 거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 제대로 조사한 바 없고 80%대 정도라고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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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가 X선 같은 의료기기를 사용하면 안 된다는 주장도 생각해 봐야 한다. 한의대생들은 정규 과목으로 영상의학과 수업을 듣는다. 더 큰 문제는 한의사가 손목 발목 부상 환자에게 침을 놓기 전에 환자의 통증이 뼈에 문제인지 근육의 문제인지 영상 없이는 확인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양·한방이 머리를 맞대고 적절한 해법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
문재인 케어는 이렇게 국민, 환자 최우선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최근 우수 신약이 나와 환자를 돕고 있지만 너무 높은 가격이 문제다. 한 달에 1000만 원 가까이 되는 신약은 대부분 비급여여서 환자가 100% 부담해야 한다. 돈이 없어 치료를 포기하는 ‘메디컬 푸어’가 나오고 있다. 이를 어떻게 바로잡을지가 논의의 핵심이다. 하지만 이날 집회에서 환자의 고통을 걱정하는 목소리는 찾을 수 없었다. 집회가 공허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