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비즈니스포럼 2017]‘마케팅의 아버지’ 코틀러 교수 강연
“디지털 경제 시대 성장 전략은…” 6일 서울 중구 동호로 신라호텔에서 열린 ‘동아비즈니스포럼 2017’에서 필립 코틀러 노스웨스턴대 석좌교수(오른쪽)가 기조연설을 마친 뒤 하영원 서강대 경영대 교수와 함께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헤쳐 나갈 성장 해법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마케팅의 아버지’ 필립 코틀러 미국 노스웨스턴대 석좌교수(86)는 6일 동아일보와 채널A 공동 주최로 서울 중구 동호로 신라호텔에서 열린 ‘동아비즈니스 포럼 2017’의 기조 강연을 통해 한국의 기업인들에게 이처럼 조언했다.
이어 디지털 경제 시대에 사회가 비개인적이고, 포용적이며, 수평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진단한 그는 “여성, 청년, 누리꾼 집단의 사회적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며 “기업들은 트렌드에 민감하고 정보 공유가 활발한 여성, 청년이 기대하는 구체적인 미래에서 혁신의 기회를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틀러 교수는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에 따른 일자리 감소 문제도 민관 협력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낙관했다. 그는 “AI로 인해 소멸될 일자리도 많지만 새롭게 등장할 일자리도 많아질 것”이라며 “해당 산업 분야에서 청년들이 야심 차게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정부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심 찬 기업가가 많은 한국에 중국의 알리바바 같은 글로벌 플랫폼 기업이 출현하지 못하는 이유도 민관 협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게 코틀러 교수의 진단이다.
코틀러 교수는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 분야에서도 기업가 정신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가르친 MBA 졸업생 10명 중 2명이 글로벌 기업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도 창업을 택할 정도로 기업가 정신이 강해 기업들이 내게 불만을 표시한다”며 “하지만 그들의 불만과 상관없이 기업가 정신 석사 과정(Master of Entrepreneurship·ME)을 별도로 만들어서라도 창의적인 청년 리더를 더 많이 육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비즈니스 리더 1500여명 참가 올해로 7회째를 맞는 ‘동아비즈니스포럼’ 행사장에는 국내외 기업인, 대학 교수 등 비즈니스 리더 1500여 명이 참가해 대가들의 강연을 듣고 질문을 하는 등 ‘공부 열기’가 뜨거웠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또 코틀러 교수는 모바일 마케팅을 통해 고객을 브랜드의 충성스러운 옹호자로 쉽게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봤다. 그는 “디지털 경제에서 고객의 구매 경로는 인지(Aware), 호감(Appeal), 질문(Ask), 행동(Act), 옹호(Advocate)의 5A를 거치므로 과거보다 복잡해졌다”며 “기업은 앞의 4A를 거친 고객을 옹호자로 만들면 그들은 브랜드를 자발적으로 남에게 추천하고, 부정적 반응에는 적극적으로 옹호해주는 브랜드 커뮤니티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랜드 커뮤니티를 성공적으로 만든 기업으로는 오토바이 제조업체 할리데이비슨의 사례를 들었다. 그는 “할리데이비슨은 매주 토요일에 고객들이 함께 오토바이를 즐기고 관련 정보들을 공유할 수 있는 브랜드 커뮤니티를 만들어 충성도 높은 고객을 더 확보했다”고 말했다.
배미정 soya1116@donga.com·이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