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D-74]윤성빈, 亞선수 최초 스켈레톤 월드컵 2연속 트랙 레코드 우승
라트비아의 영웅인 두쿠르스는 월드컵 투어 때마다 응원단을 몰고 다닌다. 이날도 수십 명의 라트비아 극성 팬클럽 회원들이 캐나다까지 찾아와 “라트비아! 라트비아! 고 고(Go! Go!)”를 외쳤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빠른 코스로 꼽히는 휘슬러 트랙은 1차 시기부터 두 선수의 명암을 갈랐다.
광고 로드중
고교 시절까지 엘리트 스포츠와 거리가 멀었던 윤성빈은 2012년 말 처음 스켈레톤에 입문한 뒤 5년 만에 평창 겨울올림픽 금메달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키 178cm인 그는 제자리 점프로 농구 골대를 잡을 정도의 순발력과 유연성을 지닌 점이 눈에 띄어 스켈레톤 입문 권유를 받았다. 늦게 시작했지만 땀으로 만회했다. 240kg의 바벨을 짊어지고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폭발적인 스타트에 필수인 허벅지 근육을 키웠다. 70kg대 초반의 몸도 85kg까지 늘렸다.
여기에 영국 출신 리처드 브롬리 장비 전담 코치가 ‘윤성빈만을 위한 가장 빠른 썰매’라 자부하는, 업그레이드된 썰매가 그의 고공비행을 돕고 있다. 브롬리 코치는 “지난 3년간 ‘포뮬러1(F1·자동차 경주)’에서처럼 선수 맞춤 썰매를 수정해 대회마다 테스트를 거쳤다. 이제 최고라고 할 수 있는 상태다. 아마 가장 빠른 썰매가 완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썰매도 썰매지만 복잡한 세부 세팅을 완벽히 다룰 줄 아는 윤성빈의 주행 능력이 합쳐졌기에 이런 경기력이 나올 수 있다. 썰매와 선수는 하나와 같은데 지금 윤성빈과 썰매는 최고의 ‘패키지’가 됐다”고 설명했다. 브롬리 코치는 “윤성빈이 본격적으로 월드컵 투어를 나선 3년 동안 함께 딴 메달만 19개다. 두쿠르스 빼고 이제껏 스켈레톤에서 3년간 19개 메달을 딴 선수는 없다. 윤성빈의 장비와 멘털 모두 성장했다. 1차에서 잘하고 2차에서 삐끗하던 모습도 거의 사라졌다”며 자랑스러워했다.
휘슬러=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