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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감동경영]전통문화 살아있는 말레이시아-베트남 야시장… 해외 관광객 북적

입력 | 2017-11-27 03:00:00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동남아 전통시장 탐방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잘란알로 야시장.

“한 달에 10만 명가량이 이곳을 찾는데, 그중 70%가 외국인입니다.”

12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잘란알로 야시장. 120개 점포와 노점이 해산물 요리와 열대과일, 꼬치구이 등을 파는 먹거리 시장이다. 인종 전시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각국의 관광객이 몰려든다. 상인협의회 사이몬 앙 사무국장은 “주변이 마천루로 둘러싸인 현대적 관광지라는 점에 착안해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말레이시아 전통문화가 살아 있는 먹자골목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12∼18일 동남아시아 전통시장을 탐방하고 시사점을 찾는 해외유명시장 탐방 행사를 가졌다. 임준민 전략경영실장을 단장으로 한 시찰단은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9개 시장을 들렀다.

동남아는 한국에 비해 대형 유통업체의 비중이 적고 관광지가 많아 전통시장의 영업 환경이 좋은 편이다. 여기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더해져 도시의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잘란알로 야시장의 경우 콸라룸푸르 시정부가 5년 전 한화 55억 원을 투입해 보도블록을 설치하는 등 기반시설 현대화 사업을 벌였다. 시는 또한 노점상들을 일일이 등록해 관리하고 있으며 정기 위생 검사를 통해 음식의 질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콸라룸푸르 시청의 사이폴 마즈리 빈 아흐매드 부국장은 “2012년에 전통시장 발전을 위한 8개년 계획을 수립했는데 이를 2025년까지 연장하고, 노점상 특화 방안도 준비 중”이라고 했다.

베트남 호이안 야시장.


잘란알로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센트럴마켓 역시 콸라룸푸르의 대표적 관광명소다. 1888년 설립된 뒤 수차례 증개축을 통해 300여 점포가 입주한 국가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특이한 건 말레이시아의 인종 분포를 상품화했다는 것. 내부를 말레이시아 거리, 인도 거리, 중국 거리로 나눠 각각의 문화를 보여주는 상품을 팔고 있다. 시장에는 말레이시아 전통 밀랍 염색인 바틱을 해볼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문화 관광에 체험 관광을 더한 것. 연간 48만 명이 방문하며 이 중 55%가 외국인이다. 관광객 편의를 위해 1층에 국제특송업체인 DHL 사무실까지 두고 있다. 부피가 큰 상품을 시장에서 바로 해당국으로 운송해주기 위해서다. 센트럴마켓은 홍보 전담 부서를 운영할 정도로 글로벌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샘 얍 캉 센 홍보팀 매니저는 “먹거리와 기념품 점포를 늘리기 내년 상반기에 시장을 더 확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베트남의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호이안 구시가지에 위치한 호이안 야시장도 정부의 체계적 노력의 결과물이다. 16세기 전통 가옥과 거리를 재현한 데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 건축물이 섞여 있어 동서양이 절묘하게 섞여 있는 인상을 준다. 시정부가 관리를 맡고 있으며 연등 등 각종 조형물을 설치해 관광객을 끌어 들이고 있다.

한국 관광객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베트남 다낭도 관광형 시장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다낭을 가로지르는 한강 옆에 위치한 한시장은 꼰시장과 함께 현지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이다. 꼰시장이 거주민을 위한 유통시장의 기능을 갖고 있는 반면 한시장은 관광객을 겨냥해 각종 기념품과 건조·가공식품, 전통의복, 먹거리를 파는 곳으로 재편되고 있다. 한 상인은 “이곳을 방문하는 외국인의 90%는 한국인”이라며 “내부에 옷을 수선해주는 곳도 있어서 전통의복을 현장에서 맞춤구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