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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수능에 침울한 고3교실… “대학별 영어 반영비율이 변수”

입력 | 2017-11-25 03:00:00

각 입시기관 전망 1등급 컷… 국어 93∼94점, 수학 가·나 92점
상위권대 인기과 정시 지원하려면 원점수 合 280점대 후반 돼야할듯
가채점 결과에 지레 포기는 금물




“대입은 전략이다” 빼곡한 입시설명회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 날인 24일 서울 한국외국어대 오바마홀에서 종로학원 2018 입시설명회가 열렸다. 지난해에 이어 불수능이었고 영어 절대평가가 도입된 첫해라 정시 전략을 짜는 데 고심하고 있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대거 몰렸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지난해를 능가하는 수준의 ‘불수능’으로 평가되면서 입시전략을 세워야 하는 수험생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가채점을 마친 고3 교실에서는 벌써 “재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등급컷을 맹신하지 말고 자신의 영역별 점수와 대학별 반영비율을 신중하게 계산해 대학별고사 응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고의 3학년 이과반 교실은 전날 치른 수능 얘기로 시끌벅적했다. 시험이 끝났다는 해방감에 학생들의 표정은 밝았지만 ‘가채점 결과를 내라’는 담임교사의 말에 학생들의 표정은 진지해졌다.

김모 군은 “수능을 보고 나오는데 ‘1년 더 공부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정신이 멍해 놀지도 못했다”며 “재수를 생각하는 친구가 많다”고 말했다. 문과반 오승택 군은 “국어와 사회탐구가 어려웠다”며 “수능 전엔 정시도 고려했었는데 사탐을 보고 나서 정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31명의 반 학생 가운데 가채점 결과를 적어 낸 학생은 19명. 은지숙 담임교사는 “시험을 잘 못 본 학생들은 결과를 내지 않은 것 같다”며 “정시로 가기에는 부족하지만 수시 최저 기준을 맞춘 학생은 꽤 있어서 수시에 주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입시분석업체들이 공개한 주요 과목의 1등급 기준선(등급컷)은 원점수를 기준으로 △국어는 93∼94점(전년도 수능 92점) △수학은 ‘가’형과 ‘나’형 모두 92점(전년도 수능 92점)으로 예상돼 모두 지난해보다 높거나 같았다. 국어의 경우 이투스·대성·메가스터디·유웨이중앙교육·스카이에듀·비상교육 등 6개 업체는 1등급 컷을 93점으로 예상했고, 진학사와 종로학원하늘교육은 94점으로 내다봤다. 수학은 8개 업체 모두 92점으로 예측했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주요 대학 인기 학과에 지원하려면 최소 국어·수학·탐구영역 원점수가 280점대 후반 이상이어야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등급컷은 등급컷일 뿐, 자신의 정확한 가채점 결과와 대학별 반영비율을 신중하게 계산해 정시 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처음 영어 절대평가가 도입되면서 대학별로 영역별 반영비율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실장은 “자신에게 유리하게 발표된 곳의 자료만 믿지 말고 여러 입시기관의 자료를 살펴보고 담임교사와 상담해 냉정하게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교사인 김창묵 경신고 교사는 “입시기관이 발표하는 등급 적중률이 틀리는 경우도 많다”며 “가채점 결과 등급을 지레짐작해 대학별고사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주요 대학의 대학별고사는 이번 주말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25일 서울 시내에서는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있어 곳곳의 교통통제가 예상된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