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러빙 빈센트’(왼쪽)-‘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사진제공|판씨네마·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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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는 비수기이지만 이를 비껴간 두 편의 작은영화가 잔잔한 돌풍을 만들고 있다. 애니메이션 ‘러빙 빈센트’와 일본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를 알아서 찾아보는 관객의 발길이 잦아들지 않는다.
11월이 끝나려면 아직 일주일이 남았지만 24일 현재 11월 극장 관객수는 940만여명(영화진흥위원회)에 불과하다. 전월 2128만 명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 이런 추세라면 지난해 11월(1268만) 기록에 다다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상영관 200개 수준으로 개봉한 다양성영화 ‘러빙 빈센트’와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가 비수기 극장가 분위기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관객의 취향을 저격하면서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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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고흐의 유화그림을 재구성해 만든 애니메이션 ‘러빙 빈센트’는 9일 개봉 이후 갈수록 관객이 늘고 있다. 200여개 상영관에서 평일 7~8000명, 주말에는 1만 이상씩을 동원해 24일 기준 누적관객 15만 명을 넘어섰다.
‘러빙 빈센트’는 고흐가 남긴 130여점의 유화 그림을 토대로 한다. 그의 초상화에 나오는 인물을 극의 주인공들로 설정, 고흐의 자살이 타살일 수 있다는 가정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제작 기간만 10여년에 달하는 영화는 107명의 화가들이 고흐의 명작을 바탕으로 총 6만2450점의 유화 그림을 새롭게 그렸다. 이 작품들은 고흐가 남긴 명작들과 어우러지면서 한 편의 뭉클한 이야기로 완성된다.
새로운 시도에 관객의 반응도 뜨겁다. 감상 후기를 글이 아닌 그림으로 표현하는 움직임도 잦다.
‘러빙 빈센트’ 마케팅 담당자는 23일 “관객들이 SNS를 통해 고흐의 ‘자화상’ 같은 유명 작품을 각자 개성대로 그려 표현하고 있다”며 “자발적인 팬아트가 영화의 입소문이 퍼지는 데 일조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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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일본 실사영화로는 국내에서 11년 만에 최고 흥행 성적까지 썼다. 2006년 ‘데스노트:라스트네임’(59만)에 이어 10년간 나온 숱한 일본 실사영화 가운데 가장 많은 관객을 모았다.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