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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대의 살인마’ 사이비 교주 맨슨 복역중 숨져

입력 | 2017-11-21 03:00:00

추종자들이 임신한 배우 살해 악명




20세기 희대의 살인마이자 사이비 집단 ‘맨슨 패밀리’의 교주 찰스 맨슨(사진)이 83세로 19일(현지 시간) 자연사했다.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교정당국은 종신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던 맨슨이 교도소 인근 컨 카운티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맨슨의 삶은 시작부터 평탄치 않았다. 매춘부였던 어머니 캐서린 매덕스는 16세에 그를 낳았는데 아버지가 누군지 알 수 없었다. 캐서린은 술집의 웨이트리스에게 맥주 한 피처 값으로 맨슨을 팔아넘기기도 했다. 12세에 절도를 저지르기 시작한 맨슨은 이후 20년간 여러 범죄를 저지르며 소년원과 감옥을 들락날락했다.

맨슨이 추종자를 거느리기 시작한 때는 1960년대다.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한 그는 최소 18명의 여성과 한 아파트에 모여 살면서 ‘맨슨 패밀리’를 결성했다. 이후 유사 종교 사이언톨로지와 다양한 컬트 종교를 조합해 새로운 사이비 종교를 만들었다. 그는 추종자들을 모아 환각 파티를 열고 종교 지도자처럼 설교하기도 했다. 이마에 나치 문양 ‘하켄크로이츠(Hakenkreuz·갈고리 십자가)’를 새겼고 추종자들은 그를 따라 이마에 X 문양을 새겼다.

맨슨 패밀리는 1967∼69년 로스앤젤레스 인근에서 35명을 잔인하게 살해했다. 특히 이들은 1969년 영화감독 로만 폴란스키의 집에 침입해 그의 아내이자 할리우드 스타였던 샤론 테이트를 흉기로 난도질해 살해하면서 악명을 떨쳤다. 이들은 당시 임신 8개월의 테이트를 살해하고 그의 피로 자택 외벽에 ‘돼지’라는 글씨를 남겼다. 맨슨은 직접 가담하진 않았지만 살인을 사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971년 사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듬해 캘리포니아주에서 사형제가 폐지되면서 종신형에 처해졌다.

이후 세상에서 잊혀져 가던 맨슨은 2014년 54세 연하인 26세 여성 일레인 버턴과 옥중 결혼을 하면서 다시 한번 화제가 됐다. 하지만 이 여성은 맨슨이 죽으면 시신을 방부 처리해 돈을 벌려고 결혼한 것으로 드러나 이듬해 이혼당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