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달러 활용 상품 출시 잇따라
최근 환율이 내리면서 시중은행들의 달러예금 잔액이 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달러 예금은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적립해 놨다가 만기가 되거나 출금할 때 원화로 받는 상품이다. 그 사이 환율이 오르면 환차익을 얻을 수 있는 데다 세금도 붙지 않는다.
우리은행은 ‘달러 주가연계신탁(ELT)’ 상품을 최근 내놨다. 달러화로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하는 특정금전신탁 상품으로 ELS는 코스피200, S&P500, 유로스톡스50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에 투자한다. 현재까지 약 1조 원어치가 판매된 상품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달러 외화 환매조건부채권(RP)’을 추천했다. 한국투자증권이 보유하고 있는 달러 표시채권을 다시 매수하는 조건으로 투자자에게 매도한 뒤, 투자자에게 달러로 약정한 확정금리를 지급하는 상품이다. 금리는 투자 기간과 형태에 따라 연 0.6∼1.4%다. 투자자는 나중에 환율이 올랐을 때 환차익과 금리를 함께 가져갈 수 있다. 최소 가입금액이 100달러로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이와 함께 한국투자증권은 △블랙록의 자산·지역별 투자 의견을 기초로 40개국 800종목에 투자하는 ‘BGF글로벌자산배분’ 펀드 △혁신기술의 수혜를 받는 기업들에 투자하는 ‘FF글로벌테크놀로지펀드’ 등 달러 투자 주식형 펀드도 추천했다.
환율이 하락할수록 더 수익을 얻는 상품도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미국 달러 인버스 ETF’를 추천했다. 미국 달러 인버스 ETF는 기초지수인 미국달러 선물지수를 역방향으로 설정해 달러 가치가 내릴 경우 수익이 나는 구조다. 미래에셋대우 측은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17%”라며 “현재 국내 증시에 5개의 달러선물 인버스 ETF가 상장돼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환율 흐름을 세심하게 챙겨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근까지는 가파르게 환율이 떨어졌지만 당분간 이 상태에서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환율의 추가 하락을 경계하는 외환당국의 개입 가능성도 여전하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글로벌자산배분실 연구원은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와 한중 관계 악화 등으로 인해 원화가치가 오르지 못하다가 최근 위험 요인이 완화되면서 뒤늦게 원화 강세가 진행되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과 원-엔 환율 역시 내년 초까지는 정체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