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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숙박업소들도 “하뉴 쾌유 기원”

입력 | 2017-11-15 03:00:00

2월 ‘4대륙 피겨’ 팬 수백명 몰려… “올림픽 불참땐 손님 줄어들 것”
이름 비슷한 日 신사에 기도행렬… 회복 4주 걸리지만 우승 먹구름




요즘 일본 고베시의 ‘유즈루하(弓弦羽) 신사’에는 일본 피겨 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곳은 일본 최고의 피겨스케이팅 스타인 하뉴 유즈루(羽生結弦·23·사진)에게 상징적인 곳이다. 신사 이름과 선수 이름이 비슷해 하뉴의 열혈 팬들이 하뉴의 선전을 기원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팬들의 기도가 더욱 간절해졌다. 14일 일본 NHK는 “부상으로 쓰러진 하뉴의 쾌유를 기원하기 위해 신사를 찾는 팬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팬은 “하뉴가 부상에서 회복해 최고의 컨디션으로 올림픽에 나갈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다”고 말했다.

평창 겨울올림픽 피겨 남자 싱글의 강력한 우승 후보인 하뉴(세계 1위)는 9일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대회인 NHK트로피의 공식 연습에서 쿼드러플(4회전) 러츠 점프를 연습하다가 넘어져 오른쪽 발목 인대를 다쳤다. 결국 그는 대회에 기권했다. 하뉴는 NHK와의 인터뷰에서 “올림픽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반드시 다시 빙판 위에 서겠다”고 말했다. 일본 산케이스포츠는 “하뉴는 부상 회복을 위해 재활과 철저한 식이요법을 병행하고 있다. 돼지고기 등 단백질이 많은 음식과 아미노산이 함유된 음료를 섭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하뉴의 부상 회복 기간은 3, 4주로 예상된다. 하지만 피겨 선수에게 치명적인 발목 부상을 당해 올림픽 2연패 달성에 먹구름이 끼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피겨 선수는 이틀만 스케이트를 타지 않아도 점프 등의 감각을 잃어버릴 수 있다. (하뉴가) 부상 후유증으로 4회전 점프에 대한 자신감을 잃으면 고득점 달성에 실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뉴의 부상이 악화돼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할 경우에는 대회 흥행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2월 강릉에서 열린 ISU 4대륙선수권 당시 하뉴는 수백 명의 일본 팬을 몰고 다녀 ‘티켓 파워’를 입증했다. 강릉의 한 모텔 주인은 “4대륙선수권 당시 일본 팬들이 ‘올림픽 때도 반드시 오겠다’며 숙소 예약을 문의했다. 하뉴의 올림픽 불참으로 손님을 잃을까 봐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하뉴의 경쟁자들은 쾌조의 컨디션 속에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ISU 그랑프리 로스텔레콤컵에서 하뉴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네이선 천(18·미국)은 최근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체조 금메달리스트인 ‘흑진주’ 시몬 바일스(20·미국)를 만나 올림픽 무대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천은 “바일스에게 올림픽에서 심리적 안정을 얻는 방법 등을 들었다. 평창에서 최고의 성적을 낼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