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은 1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박 전 대통령 묘소에서 둘째 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이 분향하고 있다. 아들 박지만 EG 회장은 이날 행사 전 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은 14일 오전 11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 앞에서 열린 박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이렇게 자신의 아버지를 말했다. 그는 “대만 장개석(장제스)은 39년, 세종대왕은 32년간 집권하며 경제발전을 이뤄내고 훌륭한 업적을 남겼다”고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 전 이사장을 비롯해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 박준홍 자유민주실천연합 총재, 신동욱 공화당 총재 등과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 800여 명(경찰 추산)이 참석했다. 행사에 오지 않은 아들 박지만 EG 회장은 이날 오전 9시경 묘소를 찾아 10분간 참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맏딸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구치소에서 이날을 맞았다.
이날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도 ‘탄생 100돌 숭모제’와 역사자료관 기공식이 열렸다. 행사에는 김관용 경북도지사, 남유진 구미시장,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자유한국당 전·현직 의원과 전국에서 온 시민 1000여 명이 자리했다.
남 시장은 기념사에서 “얼마 전 한국을 방문한 미국 하버드대 윌리엄 오버홀트 박사는 ‘한국 보수진영은 박정희 업적만큼 김대중 업적이 크다는 걸 인정하고, 진보진영 또한 김대중의 민주화가 박정희 성과 덕을 봤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이를 깊이 새겨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 간 화해를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행사가 끝난 후 구미참여연대 등 6개 시민사회단체 회원 20여 명이 ‘박정희 역사자료관 건립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숭모제 참석자들과 말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이들을 향해 “북괴로 꺼져라” “빨갱이들이 행패 부린다”라며 험한 말을 했다. 경찰은 병력 400여 명을 동원해 이들 사이를 가로막아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행사 후 참석자 100여 명은 생가 주변 도로를 행진하며 “문재인 타도” “박근혜 석방”을 외쳤다.
이지훈 easyhoon@donga.com / 구미=이권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