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후 평균 22개월부터 사교육… 전문의들 “과도한 사교육은 학대” 79%는 “이상증상 아이 진료 경험”
동아일보는 10월 31일∼11월 3일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와 공동으로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서면 및 구글 설문조사를 통해 ‘과도한 사교육이 학생 정서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아이들의 ‘마음의 병’을 유발하는 과도한 사교육이란 발달 단계에 맞지 않는 ‘장시간 선행학습’을 뜻한다.
이상 증상이 처음 나타나는 시기는 초등학생이 43%를 차지해 중학생 40.3%를 앞질렀다. 취학 연령 이전 유아는 7.9%를 차지해 고등학생(8.8%)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사교육을 받는 연령이 점점 어려지면서 이상 증상 발생 시기가 상대적으로 입시 부담이 덜한 초등생으로 앞당겨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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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정책연구소의 ‘영·유아 사교육 실태와 개선 방안’에 따르면 평균 22개월이면 사교육이 시작된다. 만 2세는 주당 평균 2.6회(하루 평균 1시간 9분), 만 5세는 평균 5.2회(하루 평균 2시간 55분) 사교육을 받았다. 설문조사에서 전문의의 88%는 ‘과도한 사교육을 막기 위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응답자 중 서울의 학원 밀집 지역(강남, 노원, 서초, 양천 등 4개 구)의 병·의원 전문의 10명은 모두 ‘과도한 사교육으로 인한 이상 증상 진료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4개 구를 제외한 서울 지역 전문의(41명)의 73%, 서울 외 지역 전문의(49명) 79%만이 ‘그렇다’고 답한 것에 비해 높았다. 사교육과 학생 정신건강 사이 연관성을 유추할 수 있는 수치다.
정유숙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사장은 “교육으로 인한 이상 증상을 호소하는 임상 보고가 늘고 있고, 병원을 찾는 연령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며 “발달 단계에 맞지 않는 사교육에 대한 사회적인 각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경임 woohaha@donga.com·임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