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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함으로 기억될 이정후의 국가대표 데뷔전

입력 | 2017-11-09 05:30:00

대표팀 이정후(넥센)가 8일 고척돔에서 열린 넥센과의 연습 경기에서 3회 1타점 중월 3루타를 터트리고 있다. 5번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3안타를 몰아치며 자신의 성인대표팀 비공식 데뷔전에서 만점 활약을 펼쳤다. 고척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루키 이정후(19·넥센)에게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은 프로로서 국가대표를 경험하는 생애 첫 기회다. 8일 고척돔에서 열린 넥센과 평가전은 비록 비공식 일정이었지만 데뷔전이었다.

낯익은 고척돔이었음에도 이날 만큼은 마음가짐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야구장에 와서 전광판의 라인업을 보니, 5번타자에 이름이 올라있었다. 4번타자는 넥센의 팀 선배 김하성이었다. 넥센에서는 이정후가 김하성 앞 타순에 들어가는 것이 통상적인 일이었다. 그러나 대표팀 선동열 감독은 파격적으로 이정후를 5번타자로 기용했다. 이정후의 실전감각이 살아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경기 전, 김하성은 이정후에게 “네가 나를 불러들여야 한다니 좀 이상하다”고 말했다. 그 말 그대로 3회 1사 2루에서 이정후는 중견수 쪽 3루타를 터뜨려 주자 김하성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정후는 “타순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타순에 맞게 해야 할 일이 있다. 어느 타순에 나가도 재미있게 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특별함은 대표팀의 이종범 코치였다. 이 코치는 이날 1루코치를 맡았다. 이정후가 출루하면 자연스레 아버지 이 코치를 만날 수 있었다. 이 또한 전례가 없었던 경험이었다.

이정후는 3타수 3안타로 비공식 국가대표 데뷔전을 끝냈다. 멋진 첫 무대의 상대팀이 넥센인 것도 이정후에게는 기억에 각인됐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이정후는 “넥센이 상대팀이라는 것도 느낌이 남달랐다”며 웃었다. 적어도 이정후는 태극마크의 무게감에 짓눌리진 않을 것 같다.

고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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