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조사 요청오면 언제든 귀국”
“제가 화를 내면서 ‘국가정보원이 이렇게 해도 되는 것이냐’고 강하게 질책했다.”
2009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으로서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를 주도했던 이인규 변호사(59·사법연수원 14기)가 이른바 ‘논두렁 시계’ 보도의 전말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 변호사는 7일 법조 출입기자단에 보낸 보도 자료에서 2009년 4월 국정원 간부 두 명이 검찰 청사로 자신을 찾아왔던 사실을 공개했다. 이 변호사에 따르면 국정원 간부는 ‘원세훈 전 원장의 뜻’이라며 “노 전 대통령을 불구속 기소하면서 노 전 대통령이 고가의 시계를 받은 사실을 언론에 흘려 도덕적 타격을 주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이 변호사는 “당시 국정원 간부에게 ‘원장님께서 검찰 수사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내일 오전 기자 브리핑에서 이런 사실을 알려 감사한 마음을 표시하겠다’며 화를 냈다”고 주장했다.
일부 언론이 이 변호사의 해외 체류 사실을 보도하며 제기한 ‘미국 도피설’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이 변호사는 “미국으로 출국해 여러 곳을 여행 중에 있다. 검찰이 불법적이거나 부당한 일을 한 사실은 전혀 없다. 조사 요청이 오면 언제든 귀국해 조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는 지난달 23일 국정원의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관여’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