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들 ‘폴더블폰’ 개발에 사활
5일 전자업계와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폰아레나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한국과 미국 특허청에 접었다 펼 수 있는 스마트폰의 디자인 이미지로 특허를 신청했다. 스마트폰 가운데에 경첩 같은 부분이 있어 폰을 위아래 방향으로 접을 수 있는 구조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 오포도 화면 윗부분을 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 도면에 대한 특허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7일 중국 ZTE가 공개한 ‘액손M’은 화면을 마치 책처럼 양옆으로 접었다 펼 수 있다. 두 개의 화면은 각각 다른 프로그램을 처리할 수 있다. ZTE는 ‘세계 첫 폴더블폰’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전자업계에서는 하나의 화면을 접는 게 아니라 2개의 화면을 이어 붙인 형태여서 ‘듀얼 스크린’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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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블폰이 주목받는 것은 단숨에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를 바꿀 만한 기술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스마트폰 화면이 커지길 원하면서도 가지고 다니기에는 거추장스럽지 않기를 원한다. 폴더블폰이 개발되면 이 두 가지 상반되는 요구사항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다.
또 메신저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일상 기능을 쓸 때는 작은 화면을 쓰고 동영상이나 게임을 즐길 때는 큰 화면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경계가 사라지는 셈이다. 화면을 접어 뒷부분이 앞으로 오도록 하면 전면 카메라보다 성능이 뛰어난 후면 카메라로 ‘셀프 촬영’도 가능해진다. 굳이 카메라를 2개씩 장착할 필요가 없어질 수도 있다. ‘폴더블’ 기술로 인해 어떤 새로운 서비스가 추가될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부품업체에 미칠 영향도 막대하다. 본체를 접을 수 있으려면 내부 기판이나 회로, 배터리 등 다양한 부품의 설계가 획기적으로 변해야 한다. 전에 없던 부품이 필요할 수도 있다. 당연히 디자인 측면의 변화도 예상된다. 물론 넘어야 할 산은 높다. 고동진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장은 9월 “폴더블도 (갤럭시 노트) 시리즈의 로드맵에 들어가 있다.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몇 가지 허들(장애물)이 있어 그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 철저히 파헤치고 있다”고 전제를 뒀다.
현재 폴더블폰의 개발 수준은 연구실에서는 구현 가능하지만 실제 양산할 단계는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면을 수만 번 접었다 펴도 문제없는 내구성이 관건이다. 중국 업체들이 두 개의 화면을 이어 붙이는 식으로 폴더블폰을 만든 것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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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