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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범현의 폴 인 베이스볼=KS4] 김민식 리드가 KIA 승리를 디자인했다

입력 | 2017-10-29 17:34:00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KIA타이거즈와 두산베어스 경기가 열렸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KIA 임기영이 3회말 수비를 마치고 포수 김민식과 이야기 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KIA가 29일 열린 한국시리즈(KS) 4차전에서도 승리를 거두면서 1패 후 3연승의 좋은 흐름을 탔다. 두산으로선 이날 패할 경우 앞으로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겨야하는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는 일전이었지만, 2차전 이후 결정적인 순간에 계속 실수와 실책을 범하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Q=두산이 4차전에서도 결정적인 순간 실수들을 하면서 자멸했다.

A=2차전에서 양의지의 런다운 플레이 실수, 3차전 보우덴의 보크로 승기를 내줬다. 4차전에서도 몇 차례 이런 실수가 나오면서 밀리고 말았다. 1회초 1점을 내준 뒤 1사 3루서 최형우의 1루수 쪽 땅볼 때 투수 유희관의 베이스커버가 늦었다. 그리고 7회엔 결정적인 순간에 유격수 김재호가 실책을 범했다. 2사 1·2루서 김주찬의 평범한 땅볼을 놓쳤다. 스코어가 2-0이 3-0으로 바뀌었고, 버나디나의 적시타까지 나와 흐름이 급격히 KIA 쪽으로 넘어갔다. 실책은 언제든 나올 수 있지만, 너무나 결정적인 순간에 나왔다. 아무래도 양의지와 김재호는 부상 후유증으로 컨디션이 썩 좋은 상황은 아닌 듯하다. 평소 김재호 수준의 선수라면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공이었다. 팀의 주축선수이기 때문에 더 뼈아팠다.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4차전 경기가 열렸다. 7회초 2사 1, 2루에서 KIA 김주찬의 타구를 잡으려다 실책한 두산 김재호가 아쉬워하고 있다. 잠실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Q=KIA는 1회 2점을 선취한 뒤 추가점을 뽑지 못했다. 중반까지 추가점이 나오지 않으면서 팽팽한 접전으로 이어졌다.

A=KIA로선 5회에 추가점을 올리지 못한 점이 아쉽다. 이명기가 멋지게 기습번트로 1사 1·3루 찬스를 만들었는데, 이때 1점이라도 더 달아났더라면 좀 더 쉽게 갈 수 있었다. 이때 작전을 한 번 써서 풀어줬으면 어땠을까 싶다. 김주찬은 1회 2루타를 쳤지만 유희관이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온 직구를 노려 친 결과였다. 전반적으로 이날까지 썩 좋은 타격 컨디션은 아니었다. 스퀴즈번트는 벤치에서 실패 부담이 크긴 하지만, 당시 두산 내야진이 무방비 상태였기 때문에 효과를 볼 수 있었다.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KIA타이거즈와 두산베어스 경기가 열렸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KIA 임기영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Q=KIA 선발투수 임기영이 두산 타선을 완벽하게 막아냈다.

A=임기영은 직구를 유인구로 활용하면서 볼카운트도 유리하게 끌고 가고, 체인지업으로 타이밍을 잘 빼앗았다. 일반적으로 사이드암 투수는 좌타자에게 약하다고 하지만, 4차전에서 던진 체인지업이라면 왼손타자들이 공략하기 힘들다.

Q=두산 타자들의 타격감은 어떤가. 플레이오프 때 불방망이를 휘둘렀지만 KS 들어서는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

A=두산 타자들의 타격감을 논하기 이전에 KIA 투수들의 공이 좋다. 그리고 KIA 포수 김민식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임기영이 직구를 거의 유인구로 썼는데, 몸쪽 하이패스트볼로 타자를 현혹하고 타자 성향에 따라 절묘한 리드를 해나갔다. 우타자에게는 투심패스트볼, 좌타자에게는 체인지업을 잘 활용했다. 총 투구수 81개 중 직구는 29개였고, 체인지업이 이보다 더 많은 32개였다. 분석표에 슬라이더 12개, 커브 5개가 포함됐는데 콤비네이션이 너무나 좋았다. 임기영도 잘 던졌지만 김민식이 준비를 잘하고 나왔다. 사실상 4차전 승리를 디자인했다.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4차전 경기가 열렸다. 8회말 1사 1, 2루에서 두산 양의지가 KIA 김선빈의 호수비로 아웃되자 아쉬워하고 있다. 잠실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Q=무실점으로 호투하던 임기영을 비교적 빠른 6회말에 교체했는데.

A=투수교체 타이밍은 적절했다. 임기영의 공에 힘이 떨어지는 느낌이었는데, 과감한 교체는 좋은 선택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Q=두산 선발투수 유희관은 어땠나. 1회 시작하자마자 2실점한 것이 아쉬웠지만 이후엔 또 비교적 잘 막아나갔다.

A=유희관은 1회에 김주찬에게 초구 직구, 버나디에게 2구째 직구를 던지다 안타를 맞았다. 카운트를 잡으려고 직구를 던지지 않았나 싶은데 결과적으로 2실점의 빌미가 됐다. 이후엔 체인지을 비롯해 거의 변화구 패턴으로 맞혀 잡는 피칭을 하면서 안정적으로 던졌다(투구수 93개 중 직구 34개, 체인지업 33개, 슬라이더 18개, 커브 8개). 원래 공이 느려도 직구를 잘 활용하는 스타일이지만 1회라서 그런지 카운트를 잡으려고 쉽게 직구를 던진 것 같다. 유희관과 양의지는 이후 KIA 타자들의 성향에 따라 파울존을 잘 활용하면서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이끌고 나간 뒤 변화구로 맞혀 잡는 스타일로 승부했다. 아무튼 이런 큰 경기에서 임기영이나 유희관이나 볼넷을 내주지 않았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잠실 |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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