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의무화 추진하다 물러서… 올해부터 저소득층 자녀 우선 수용 학부모들 “국공립 입학 더 어려워져”
16명만 참석… 썰렁한 유치원 설명회장 26일 오전 서울 중랑구 중랑구민회관에서 서울시교육청 주최로 열린 ‘처음학교로 2018학년도 학부모 설명회’에 학부모가 16명만 참석해 행사장이 썰렁하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26일 서울 중랑구 중랑구민회관에서는 서울시교육청의 처음학교로 시스템 학부모 설명회가 열렸다. 이날 270석 규모의 대공연장에 모인 학부모는 단 16명. 지난해 같은 설명회에 100여 명의 학부모가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던 것과 달리 올해는 ‘흥행 참패’였다.
유치원생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 씨(35)는 “지난해 처음학교로 첫 시범 도입이 이뤄졌을 때만 해도 기대가 컸는데 막상 해보니 사립 유치원들은 참여를 안 해 전혀 쓸모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집에서 차로 30분 거리 안에 국공립 유치원은 딱 하나고 그마저도 모집 인원이 10명 미만이라 저소득층, 다자녀 등 우선입소 자격이 없는 일반 가정은 입학 가능성이 제로였다”고 토로했다. 대부분의 평범한 학부모들에게는 국공립 유치원만 지원 가능한 처음학교로가 무용지물이라 설명회 참여도 저조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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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까지만 해도 교육부는 올해부터 처음학교로에 모든 사립 유치원들이 의무적으로 참여하게끔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사립 유치원과의 갈등을 의식한 듯 올해도 ‘자율에 맡기겠다’며 물러섰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측은 “사립 유치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정부의 국공립 확대 정책에 동의할 수 없다”며 “처음학교로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같은 시간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인천의 한 단설 국공립 유치원을 찾아 “5년 내 국공립 유치원을 40%까지 늘리겠다”면서도 “택지개발지구나 저소득층 밀집 지구를 중심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도시 지역에서의 국공립 유치원 확대는 사실상 요원한 셈이다.
김하경 whatsup@donga.com / 인천=임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