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7월 세계선수권때 보다 빠른 1분 46초23
전날 계영 800m선 폭발적 스퍼트로 우승
도쿄올림픽 출전 질문엔“내겐 너무 먼 얘기”
‘마린보이’박태환(28·인천광역시청)의 실력은 조금도 녹슬지 않았다. 한 때 전 세계를 호령했던 그는 국내 무대에서 변함없는 절대 1인자다.
박태환은 23일 청주실내수영장에서 열린 제98회 전국체육대회 수영 남자 일반부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6초23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예선을 1분48초43(1위)에 마친 박태환은 결승에서 더욱 힘을 냈다. 0.64초의 반응속도로 출발해 첫 50m 구간부터 예선과는 달랐다. 25초98을 25초07로 단축했고, 100m 구간은 더욱 가속을 냈다. 51초99(예선 53초79).
7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에서는 1분47초11에 골인, 8위에 랭크됐다.
박태환은 확실히 즐기는 모습이었다. 하루 전(10월 22일) 계영 800m에서 인천선발팀의 마지막 주자로 출전한 그는 줄곧 3위로 달리던 팀을 폭발적인 활약으로 역전 우승을 선물하면서 한국기록(7분19초37)도 작성했다.
실내수영장 스탠드를 가득 채운 관중도 동료들과 환상적인 호흡을 선보인 박태환을 향해 엄청난 환호를 보냈다. 사실 완벽한 몸 상태는 아니다. 세계선수권 이후 휴식을 취하다 전국체전을 제대로 준비한 것은 4∼5주 정도. 제대로 훈련했다면 45초대 초반도 노려볼 수 있었으나 1개월여 훈련으론 많이 부족했다. “훈련량에 비해 기록은 나쁘지 않았다”고 말한 이유다.
박태환은 더 이상 자신이 ‘독주하는 시대’가 아니라고 했다.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의 후배들과 레이스를 펼치는 것은 이제 어색하지 않다. 세월을 막을 도리는 없다. “수영 자체에서 의미를 찾으려 노력 중이다. (선수생활을) 마무리하는 순간까지 좋은 기억으로 남고 싶다”고 말한다.
청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