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도입 가능할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장에서 원자력발전 연구 패러다임을 토륨원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륨은 현재 인도, 중국, 네덜란드 등을 중심으로 새롭게 연구되는 핵물질이다. 이에 우리도 토륨원전 연구를 시작해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변 의원은 “토륨원전은 탈원전 정책으로 입지가 좁아진 원자력 연구 인력을 흡수할 수 있고 신기술로 수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토륨원전 연구에 찬성하는 측은 토륨의 안전성이 높다는 점을 강조한다. 자연 상태의 토륨은 핵반응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 불이 잘 붙지 않는 장작과 같다. 여기에 불을 붙이려면 특수 장치를 이용해 강제로 핵분열을 일으켜야 한다. 그만큼 전기가 추가로 들어가게 되므로 발전 효율은 떨어진다. 이런 단점이 안전성 면에서는 장점이 된다. 사고 등으로 원전이 파괴되면 핵반응도 함께 정지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자원 매장량에서도 토륨원전이 우위에 있다. 천연원광 매장량이 우라늄의 4배에 달하고, 전 세계에 고루 매장돼 있어 자원 독점 우려도 작다. 국내 매장량도 상당하다. 김형석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광물자원연구본부 자원회수연구센터 연구원은 “모래에 포함돼 있는 모나자이트라는 희토류 물질을 채굴할 때 5% 내외로 포함돼 있는 토륨을 뽑아 쓰면 연간 350∼400t 정도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암석 등에서 뽑아 쓸 수도 있어 최대 생산 가능량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 중 10%만 생산해도 국내 원전을 모두 토륨원전으로 교체할 수 있다.
폐기물 처리 부담이 작은 것도 토륨원전의 장점으로 꼽힌다. 토륨의 반감기는 본래 140억 5000만 년으로 매우 길지만 발전 과정에서 반감기가 급격하게 떨어져 500년 이내 안전한 수준까지 낮아진다. 현재 사용 중인 우라늄 핵연료는 반감기가 10만 년이다.
홍승우 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교수는 “토륨발전은 폐기물 우려가 작고 한 번 연료를 공급하면 20여 년 동안 장기간 발전도 가능해 앞으로 가능성이 큰 에너지원”이라고 말했다.
원전 전문가들 사이에선 토륨원전은 제도적인 문제 때문에 연구가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토륨으로 핵연료를 만들려면 재처리 기술이 필요한데, 이 기술을 우라늄에 적용하면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어 한미 원자력협정의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