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에서 갈수록 복고 게임(레트로 게임)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80년대부터 게임시장을 주름잡아온 레트로 게임들은 주 고객층인 10대와 20대는 물론 40대와 50대의 게이머들까지 영역을 넓히면서 빠르게 게임업계의 주류로 발돋움하고 있다.
닌텐도에서 내놓은 슈퍼패미콤 미니 / 닌텐도 공식 홈페이지 캡처
최근 닌텐도는 90년 대에 인기를 얻었던 가정용 콘솔 게임기 '슈퍼패미콤'의 크기를 줄여 제작한 '슈퍼패미콤 미니'로 글로벌 붐을 만들어내고 있다. 실제 '슈퍼패미콤'의 1/3 크기 수준인 '슈퍼패미콤 미니'는 일본에서 출시 첫날 초회분이 완판된 바 있으며 이후 가격을 1.5배에서 2배를 높인 '되팔이'들이 생겨나는 현상까지 만들어냈다.
소닉매니아 포스터 / 세가 코리아 제공
최신 콘솔 게임기인 PS4와 XBOX ONE에서도 레트로 게임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세가는 최근 자사의 유명 캐릭터인 '소닉'을 소재로 한 '소닉 매니아'를 출시해 레트로 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들에게 환영받는 한편, 레트로 게임인 '테트리스'와 '뿌요뿌요'를 합친 '테트리스VS뿌요뿌요'를 출시해 각광받았다.
또 세가는 다운로드 콘텐츠로 '세가 빈티지 콜렉션' 등을 출시해 '행온'이나 '몬스터 월드' 등의 레트로 게임들을 소개한 바 있으며 3DS 용으로 '세가 3D 클래식 콜렉션' 시리즈를 3편까지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던전앤드래곤즈 게임화면 / 게임동아
캡콤 또한 자사의 인기 레트로 게임 시리즈인 '록맨' 시리즈나 '던전앤드래곤', '파이널파이트' 등을 3DS나 스마트폰, XBOX360 등으로 출시한 바 있으며 지난 2013년부터 '캡콤 아케이드 캐비닛' 시리즈를 내놓는 한편 지속적으로 자사의 유명 레트로 게임 시리즈들을 출시해 라인업을 확충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타리 플래시백 크래식 / 게임동아
이외에도 북미의 레어사, 미드웨이, 아타리사 등도 각자 자사의 레트로 게임들을 총집결한 합본인 '레어리플레이(XBOX ONE)', '아타리 플래시백 클래식(XBOX ONE, PS4)', '미드웨이 아케이드 오리진(XBOX360, PS3)' 등을 출시한 바 있으며, 이외에도 다양한 개발사들이 '라이덴파이터즈', '가디언 히어로즈', 어나더월드' 등의 인기 레트로 게임들을 최신 게임기로 내놓으며 중장층 게이머들을 유혹하고 있다.
포켓몬고 포스터 / 나이언틱 제공
모바일 게임 분야도 마찬가지다. 닌텐도의 레트로 게임 '포켓몬스터'를 테마로 한 '포켓몬 고'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히트하며 단 7개월만에 글로벌 매출 10억 달러(약 1조 1466억 원)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역대 모바일 게임 중 최단 기간 1조원 달성일 뿐만 아니라 대중들에게 생소했던 AR 게임의 재미를 알렸다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리니지M 포스터 / 엔씨소프트 제공
국내에서도 90년대 초부터 인기를 얻었던 PC 온라인 게임 '리니지' 시리즈를 재해석해 내놓은 스마트폰 게임 '리니지M'과 '리니지2 레볼루션'이 국내 매출 순위를 석권하는 등 복고 게임 열풍이 강하게 불고 있다. 또 인기 RPG '크루쉐이더 퀘스트' 등에도 다양한 레트로 게임 캐릭터들이 활약하고 있으며, 대기업 외에 인디 게임들 중에도 레트로 게임의 감성을 살린 도트 게임들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등 레트로 게임 붐이 강하게 이어져 나가고 있다.
레트로 게임 장터 전경 / 게임동아
이외에 레트로 게임을 전문적으로 사고 파는 레트로 게임 장터도 호황이다. 1년에 2번 개최되는 레트로 게임 장터는 현재 오프라인 행사에 1천여 명 이상의 인원이 몰리는 레트로 게임 축제로 인기가 높다. 또 국제전자상가나 용산 등 전통적인 오프라인 게임 매장에서도 레트로 게임 취급 매장이 늘어나는 등 레트로 게임의 활동 영역이 넓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동명대 애니메이션 학과 윤장원 교수는 "이같은 레트로 게임 선호 현상은 국내 뿐만 아니라 북미, 일본 등 전 글로벌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라며 "각 국가별로 게임문화가 발전해온 과정이 달라 지역별로 다르게 레트로 게임 선호 현상이 나타날 뿐 전체적인 기조는 '2차 전성기'라고 할 만큼 레트로 게임의 위상이 오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학동 기자 igela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