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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시선/이창석]외래종 관리대책 시급하다

입력 | 2017-10-10 03:00:00


이창석 동아시아생태학회연합회장 서울여대 생명환경공학과 교수

추석 연휴 기간에 혼란스러운 뉴스가 또 하나 전해졌다. 붉은불개미(붉은 열다미개미) 소식이다. 생물이 사는 지리적 범위는 기후 등 환경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자연이 결정한 범위를 넘어선 생물을 외래종이라고 부른다. 외래종 문제는 사람들이 세계의 곳곳으로 생물종을 옮겨 나른 결과, 자연적 분포 범위가 흐트러지면서 발생한다.

이로운 많은 생물들과 달리 외래종은 빠르게 확산하며 생태계를 크게 해친다. 이는 새로운 장소의 자생생물들이 외래종의 생활사 전략을 모르는 탓에 외래종이 천적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천적을 피해 비축한 에너지를 경쟁력에 보태 더 빨리 퍼진다. 또 외래종 침입의 영향은 한 종의 침입에 머물지 않는다. 어떤 환경에 하나의 새로운 생물 종의 침입 또는 도입은 시간이 흐르면서 연쇄작용이 일어나 문제가 점점 복잡해진다.

외래종이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다양하고 심각하다. 나무를 벌목한 장소에 볏과식물이 다량 침입했는데 그 결과 산불주기가 단축됐고, 결국 목본식물이 정착하지 못해 삼림이 초지로 변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외래종은 질병을 확산시켜 인구를 절멸시키기도 한다. 유럽에서 전파된 질병(천연두, 홍역, 발진티푸스)으로 1518년 2000만 명이던 멕시코 인구가 50년 후 300만 명으로 줄었고, 50년 더 뒤에는 160만 명으로 감소했다. 현대의학의 발전으로 이런 경우는 크게 줄었지만 환경변화가 심각한 오늘날에도 여전히 관심이 필요한 분야이다.

침입 질병은 인간 외에 다른 동물에게도 위협적이다. 19세기 말 아프리카에 침입한 소의 질환은 가축뿐 아니라 야생 우제류(소 양 기린 등 발굽이 짝수인 동물군)에게도 큰 피해를 입혔다. 농작물에 미친 영향도 심각하다. 강원도와 경북 북부지방의 우량 소나무림을 초토화시킨 솔잎혹파리 피해가 대표적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배스, 뉴트리아, 황소개구리 등은 수계 생태계를 망가뜨리고 있다. 외래 바다생물이 해양 생태계를 파괴한 사례도 널리 알려져 있다. 전문가의 지식과 지혜가 담긴 체계적이고 선제적인 외래종 침입 예방 및 확산 억제 대책이 시급하다.

이창석 동아시아생태학회연합회장 서울여대 생명환경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