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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투 더 동아/10월 6일]1986년 세계 최초로 4㎜ VTR 개발

입력 | 2017-10-06 09:07:00


세계 최초 초소형 4㎜ VTR 개발 소식을 전한 동아일보 1986년 10월 6일자 2면.

“올해 한국전자전에서 세계 최초로 TV카메라 일체형 4㎜ VTR(영상녹화재생기)를 개발한 삼성전자의 문태원 선임연구원이 대통령상을 수상했다.”(동아일보 1986년 10월 6일자 3면)

VTR은 자기 테이프에 영상과 음성을 기록하고 재생하는 녹화기다. 사용하는 테이프의 폭과 카세트의 모양에 따라 구별된다. 기사에 등장하는 ‘4㎜’는 테이프의 폭을 가리킨다. 요즘에는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촬영하고 재생할 수 있지만 1980, 90년대만 해도 비디오와 캠코더의 시대였다.

지금은 대부분 스마트폰을 이용하지만 1980, 90년대에는 캠코더로 영상을 기록했다. 스마트폰으로 영상 촬영하는 모습. 동아일보DB

4㎜ VTR의 개발은 놀라웠다. 당시만 해도 VTR은 대부분 일본이 세계 시장을 독점하고 있던 시절. 당시 비디오카메라가 부착된 일체형 VTR은 국내에서 개발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일본에선 8㎜ 타입과 카메라 일체형인 VHSC타입의 VTR이 경쟁하고 있었다. 이런 때에 일반 카세트테이프 너비의 4㎜ 비디오테이프를 사용하는 세계 최소형 VTR이 나온 것이다.

4㎜ VTR의 한국전자전 대통령상 수상 수식을 전한 동아일보 기사는 제품 개발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아직 개발되지 않은 VTR로 오디오 테이프 폭과 같은 4㎜ 테이프를 사용, 세계 최소 최경량이며 실내외에서 휴대 촬영이 가능하고 촬영 내용을 현장에서 재생, 시청할 수 있다.”

다만 ‘세계 최초 초소형’이라는 기록을 세우고도 이 제품은 시판되지 못했다. 8㎜ 타입과 VHSC 타입 VTR로 시장을 휩쓸던 일본이 4㎜ 규격의 표준화 작업을 막아서였다. 4㎜ VTR은 빛을 보지 못했지만 2000년대 이후 삼성전자는 일본을 넘어 세계무대를 주도했다. 미국 애플의 아이폰과 함께 한국의 휴대폰이 일본을 압도하는 세상이 된 것이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