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거친 발언… 미국 내 우려 반영한 것 대북전략의 핵심은 중국… 북한 압박하되 협상 응하도록 중국에 요청해야 오판 가능성 높아진 한반도 현재의 위험 상황… 서로 깊이있게 판단해야
토머스 허버드 전 주한 미국대사
유엔 총회 연설에 나선 미 대통령으로선 이례적으로 거친 발언들이다. 하지만 이는 미국 내에서 급격히 커지고 있는 북한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다. 대통령의 발언은 의심의 여지 없이 북한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전 세계에 미국의 인내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만약 경제·외교적 압박을 통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거나 최소 핵개발을 중단하도록 강요하는 데 실패한다면 세계는 곧 가혹한 선택에 직면한다는 뜻이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이끄는 미국의 외교·안보 사령탑은 군사 준비 태세를 강조하면서도 외교적 해결책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8월 중순 월스트리트저널(WSJ) 공동기고문에서 틸러슨과 매티스는 북한이 도발적 위협과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그리고 기타 무기 시험을 멈춘다면 북한과 협상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두 장관은 “우리의 평화적인 압박 캠페인의 목적은 한반도 비핵화”라며 미국은 북한의 정권 교체에 관심이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이번만큼은 우리를 놀라게 할 것이라고 기대를 해보도록 하자. 북한은 트럼프의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틸러슨과 매티스가 설명한 평화의 길을 더 신중하게 공부해야 한다.
국제사회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꺼내든 냉혹한 선택지에 대해 더 숙고할 필요가 있다. 정세의 향방은 북한의 반응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반응에도 많은 것이 달려 있다. 한미일은 서로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고 북한에 같은 신호를 보낼 수 있도록 계속 주의해야 한다.
중국은 여전히 대북압박 전략의 핵심이다. 북한의 추가 도발이 있을 경우 중국이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됐는지는 아직 불명확하다. 우리는 중국이 북한 정권의 생명줄을 점차 끊도록 계속 압박하는 동시에 수용 가능한 조건을 갖춘 대북 협상 테이블로 우리가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중국에 요청해야 한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중단을 조건으로 한국과 미국이 모든 군사훈련을 중단해야 한다는 중국의 제안은 분명 받아들일 수 없다. 하지만 만약 북한이 위협적 행동을 진정으로 축소한다면 한미일 동맹이 연합훈련을 완전히 끝내지 않는 선에서 취할 수 있는 행동들이 있다.
토머스 허버드 전 주한 미국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