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50)과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58)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부부싸움’ 등과 연결 지은 정진석 한국당 의원의 발언을 두고 3일째 소셜미디어에서 설전을 펴고 있다.
●장제원 “盧 전 대통령은 성역인가?” vs 조기숙 “허위왜곡 마타도어가 문제”
사진=장제원·조기숙 페이스북
발단은 장제원 의원이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의 ‘노’자만 꺼내면 용서할 수 없는 역사의 죄를 지은 양 발끈하고 벌 떼처럼 들고 일어나 난리를 친다”고 정진석 의원을 감싸면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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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조기숙 교수는 같은 날 밤 페이스북을 통해 “한 때 호감을 가졌던 정치인이라 이번 글을 보며 실망이 크다. 장제원 의원은 정말 정치탄압이란 걸 받아보지 못한 사람 같다”며 “하긴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반대자에게 특혜를 베풀었을지언정 탄압이란 걸 하지 않았으니 피해자에게 감정이입이 안 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비꼬았다.
조 교수는 “무조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막는 게 아니다. 허위왜곡 마타도어에 시민들이 분개하는 것”이라며 “범죄의 증거를 없애려고 부관참시 하는 사람들과 같이 행동한다면 범죄에 직접 가담한 적 없는 장의원은 스스로의 무덤을 파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장제원 “盧 상여잡고 한풀이 그만” vs 조기숙 “더 이상 盧 입에 담지 말라”
사진=장제원·조기숙 페이스북
장 의원은 다음날인 25일 오전 다시 페이스북을 통해 “저에 대한 충고의 글 잘 읽었다. 감사하다. 하지만 그 가슴에 찬 분노와 노여움에 오싹함을 느낀다”면서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군사정권이었나? 어떻게 사람을 죽이고, 건전한 시민을 탄압하고, 옥에 가두고 없는 죄를 만드나?”고 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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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조 교수는 같은 날 오후 “노무현 대통령이 비리정당 생명의 동아줄인가?”라며 “동문서답, 적반하장을 몸소 실천하는 자유한국당 일원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고 혀를 찼다.
그는 “며칠 전 노 대통령에 대한 정진석 의원의 허위사실 유포나 노 대통령을 현실 정치에 끌어들인 장 의원의 발언이 국정원 비리를 물 타기하려는 목적인 걸 이제는 국민들도 다 안다”며 “더 이상 노무현 대통령을 그 입에 담지 말 것도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하지만 설전은 끝나지 않았다.
●장제원 “盧 죽음, 가족·측근 탓” vs 조기숙 “한국당, 위기 시엔 盧 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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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장제원·조기숙 페이스북
장 의원은 26일 오전 “말이 안 통하는 것 같아 마지막 답글을 쓴다”며 “‘노무현 대통령을 그 입에 담지 말라’, 혹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독점적 지위가 있는지? 저는 노무현 대통령을 칭찬할 수도, 비판할 수도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받아쳤다.
장 의원은 “남 탓하고 정치보복 운운할 게 아니라 먼저 대통령을 잘못 모신 여러분의 책임이 얼마나 큰 지 깊이 반성하고 자중하라”며 “노 대통령 앞에서 평생 속죄해야 할 분들은 가족들과 조 수석을 비롯한 측근들”이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가 전임 정부보다 반듯하게 깨끗하게 반칙하지 않고 잘해서 국민들로부터 성공한 정부의 모델로 칭찬받는 것 그것이 진정한 적폐청산”이라며 “훗날 정권이 바뀌어도 정치보복이 없는 그런 나라 문재인 정부가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적었다.
그러자 조 교수는 같은 날 오후 “떳떳하지 않은 자가 숨긴다”며 “장 의원과 제 발언은 단순한 공방이 아니다. 장 의원은 제 발언을 숨기고 제가 하지도 않은 허위 발언을 만들어내 저를 공격했다면, 저는 장 의원의 발언을 있는 그대로 제 페친(페이스북 친구)들과 공유했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저도 이런 공방에 휘말리는 것 유쾌하지 않고 부끄럽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뇌구조에 대한 교훈은 얻었다”면서 “한국당은 ▲비리가 나오면, 정치보복이라 주장한다 ▲위기 시엔 노무현을 호출한다 ▲노무현을 그만 괴롭히라면, 친노가 노무현 독점하냐 힐난한다 ▲논리적 모순을 지적하면, 하지도 않은 말을 만들어내 공격한다 ▲법적으로 대응하면, 언제까지 과거에 사냐고 미래로 가자고 외친다”고 꼬집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