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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승 전문기자의 사진 속 인생]하늘을 제대로 느끼려면

입력 | 2017-09-22 03:00:00


전영한. ‘코스모스와 하늘’. 2016년

가을은 사진 애호가들에게도 풍성한 계절이다. 하늘, 열매, 단풍, 낙엽 등등 가을은 시간이 지나면서 수많은 찍을 거리를 제공하기에 출사가 즐거울 것이다. 얼마 전 지방에 사는 지인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하늘이 너무 좋아 기분이 좋다”고 인사말을 보내왔다. 문자를 받고 하늘을 보니 광화문의 하늘 또한 좋았다.

하늘을 어떻게 하면 느낀 만큼 찍을 수 있을까. 흔히 감탄했던 경치일지라도 직접 사진을 찍어보면 감흥이 반감되는 경우를 많이 경험했을 것이다. 이것은 사진을 전문으로 찍는 사진기자들에게도 가끔씩 일어나는 일이다. 가장 큰 원인은 렌즈 사용과 적정 노출 그리고 색 재현력에 있다.

하늘을 찍을 때는 최소 24∼35mm의 렌즈를 사용하면 좋다. 그 이하의 렌즈를 사용하면 하늘이 너무 많이 나올 뿐 아니라 배경이 되는 것들이 왜곡되게 보일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카메라의 센서는 화면의 면적이 넓은 부분의 노출을 계산해 적정 노출을 알려주기 때문에 맑은 날에 하늘이 배경이 될 경우 최소한 1, 2스텝 이상 노출을 더 줘야 한다. 예를 들어 하늘거리는 코스모스를 하늘을 배경으로 찍을 경우 카메라가 지시하는 노출보다 더 주지 않으면 코스모스가 검게 나온다. 카메라마다 색 재현력이 다른 것도 자연을 그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이유다. 심지어 동일 기종의 카메라로 같은 장면을 찍어도 색이 다르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좋은 하늘 사진은 대개 구름과 색깔이 조화를 이뤘을 경우다. 3월 세월호 인양을 앞두고 강원 원주에서 한 시민의 카메라에 찍힌, 세월호 리본을 연상케 하는 구름 사진은 사진의 완성도뿐 아니라 그 의미 또한 작지 않아 많은 사람을 먹먹하게 만든 적이 있다.

하늘 사진의 경우 하늘이 주제이긴 하지만 하늘만 있는 사진은 싱겁다. 주제를 살려주는 부제를 어떻게 이용하는가에 따라 사진의 질은 달라진다. 조화가 잘 이뤄진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많이 찍는 것 못지않게 많이 보는 것도 중요하다. 찍는 장소가 어디인지도 감안해야 한다. 낮은 데서 하늘을 찍을 때는 찍는 의미와 연관된 사물을 넣고, 높은 데서 하늘을 찍을 때는 지형지물을 살짝 넣어 찍는 게 좋다.
 
이종승 전문기자 urises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