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후보로 꼽히던 대한항공은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7 천안·넵스컵 프로배구대회’에서 1승도 얻지 못하고 조기탈락했다. 천안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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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우승후보’ 대한항공의 탈락은 ‘2017 천안·넵스컵 프로배구대회(이하 KOVO컵)’ 최대 이변이었다. 13일 삼성화재(세트스코어 2-3), 16일 한국전력(1-3)에 연패하며 1승도 얻지 못하고 KOVO컵에서 퇴장했다.
진정한 강팀은 패배를 안 하는 팀이 아니라 거기에서 무언가를 배워 오류를 교정할 수 있는 힘을 갖춘 팀이다. 그래서 직관력이 남다른 대한항공 박기원(66) 감독의 ‘복기’와 현실진단을 듣고 싶었다.
● “이렇게 가면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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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향평준화 V리그, 예측불가”
이탈리아 클럽팀 지도자였던 박 감독은 직설화법을 구사한다. 알아듣기 쉽고, 적확하다. 이런 박 감독이 KOVO컵을 봤음에도 올 시즌 V리그 판세에 관해선 함구했다. 감추는 것이 아니라 정말 모르겠다는 쪽에 가깝다. “(대한항공을 제외한) 6팀 모두 우승을 노린다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준비가 꽤 많이 됐더라. 특히 서브가 굉장히 달라졌다. 공격형 배구 트렌드에 대한항공도 대비를 철저히 해야 될 것 같다.”
대한항공은 애당초 KOVO컵에 컨디션을 맞춰놓지 않았다. 바이오리듬 상, 가장 몸이 무거울 시기가 KOVO컵과 겹쳤다. 대한항공의 강점인 정교하고 스피디한 플레이가 나오지 못했다. 외국인 라이트 가스파리니는 팀 합류 이틀 만에 경기에 나갔고, 레프트 김학민은 아킬레스건 재활이 더뎠다. 세터 출신 조재영은 센터로 처음 뛰어봤다. 박 감독은 “(KOVO컵 탈락이) 위기는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대한항공의 저력 자체에 대한 신뢰는 여전했다. 베테랑 감독의 미덕인, 악재에 직면해도 동요하지 않는 리더의 평정심이 묻어났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