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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교육청 학생 안전관리 믿을 수 있겠나?”

입력 | 2017-09-15 03:00:00

‘여중생 집단폭행’ 뒷북대책 이어 집중호우에 허둥지둥 대응 ‘뭇매’
시민들, 교육청 대응에 따가운 시선




부산시교육청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최근 발생한 여중생 집단폭행 사건 대처도 서툴렀고 집중호우에도 제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서다.

6시간 동안 무려 264mm의 폭우가 쏟아진 11일 오전 7시 35분, 시교육청은 일선 학교 교장, 교감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 “학교장 재량으로 임시 휴업하라”고 통보했다. 그러나 10분이 채 지나지 않은 7시 43분에는 “전 학교는 임시 휴업하라”고 다시 통보했다. 학생들이 등교하는 상황에서 각 학교는 시교육청의 정확한 결정이 무엇인지 확인하느라 허둥댔다. 학생과 학부모에게 ‘임시 휴업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도 시간이 걸렸다. 오전 8시가 넘어서야 이를 통보한 학교도 많았다. 이미 많은 학생이 등교를 마치거나 학교로 오고 있었다.

부산 금정구의 조모 양(18)은 “비가 너무 많이 와 걱정된다며 아버지께서 회사에 지각하면서도 데려다주셨다”며 “교실에 도착했는데 집에 돌아가라고 해서 황당했다”고 말했다. 학교에 왔다가 휴업 통보를 받은 학생들은 폭우를 뚫고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시내 도로 곳곳이 물에 잠긴 상황이었다. 사하구에 사는 최모 군(16)은 “비가 등교 시간에 갑자기 온 게 아니라 오전 6시 전부터 억수같이 왔는데 휴업 결정을 왜 그렇게 늦게 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고민을 거듭했지만 학생 안전을 위한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미 학교에 온 학생은 독서 활동이나 자습을 하면서 안전하게 보호하다가 귀가하도록 했지만 일부 학교의 대응이 미숙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여중생 폭행 사건에 관한 대책도 도마에 올랐다. 이번 사건은 참혹한 폭행 장면과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공개돼 큰 충격을 줬지만 시교육청은 면밀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주부 오모 씨(45)는 “이번 일을 언론이 크게 보도하지 않고 다른 청소년 폭행 사건처럼 소리 소문 없이 넘어갔다면 시교육청은 여전히 수수방관했을 것”이라며 “지금 마련하고 있는 대책과 노력을 왜 진작 하지 않았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시교육청은 여중생 폭행 사건과 관련해 관계기관 전문가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12일 첫 협의회를 열었다. TF는 이 사건이 언론에 크게 다뤄진 뒤에야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발표한 예방 대책에 따라 구성됐다. 서유미 시교육청 부교육감을 위원장으로 천종호 부산가정법원 판사, 부산시청 부산지방경찰청 부산보호관찰소 관계자, 학부모, 교원 등 11명으로 구성됐다. TF는 야간에 학교 밖에서 일어난 사건인 만큼 학교 밖 청소년을 어떻게 관리할지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예방책을 논의했다.

김철준 부산외국어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학교전담경찰관(SPO) 제도를 미국처럼 경찰청이 아닌 교육청에서 관리, 운영하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감수성이 예민한 학생끼리 갈등이 있을 때 이를 인지하고 해소할 수 있는 건 교육 전문가가 좀 더 낫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