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석유공급 제한]美함대 한반도에 대폭 증강 추진
군 당국자는 “핵추진 항모전단과 핵추진 공격잠수함을 더 많이, 더 자주 한반도와 그 인근에 배치하는 것이 확장억제력 강화 차원에서 가장 바람직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해군참모총장 출신인 송영무 국방부 장관도 지난달 말 방미 기간에 항모전단과 같은 확장억제의 정기·정례적 한반도 전개를 미국에 적극 요청한 바 있다. 송 장관은 방미 후 이달 초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출석해 “(항모전단, 핵잠수함 등이)부산과 진해 제주항에는 포트 비지트(항구 접안요금)도 안 물고 서비스를 잘할 테니 들르는 것이 좋겠다는 의미를 미국에 전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80여 대의 최신예 전투기, 여러 척의 이지스함과 핵잠수함을 거느린 1개 항모전단은 웬만한 중소국가 전체 군사력을 능가한다. 북한 전역의 핵·미사일 기지와 김정은 지휘소의 정밀타격은 물론이고 탄도미사일 요격 등 ‘창과 방패’를 모두 갖췄다. 군 관계자는 “미 항모전단이 한반도 인근에 배치되면 북한이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도 가공할 위력을 잘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정은의 핵·미사일 폭주에 대응하기 위해 미 항모전단을 제주해군기지를 비롯한 국내 주요 항구에 상시적으로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군 안팎에서 나온다. 미 7함대의 모항(母港)인 일본 요코스카(橫須賀)기지에 버금가는 항모 전력 및 운용병력(7000여 명)의 전개 및 수용시설을 국내에 갖춰 미 항모전단이 수시로 한국에 정박·전개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자는 것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가령 제주기지에 미 항모전단이 상시 배치될 경우 전술핵 재배치에 버금가는 대북억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평시에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저지하고, 유사시 미 항모전단이 최단시간에 한미연합군과 함께 대북 군사작전에 돌입할 수 있는 대비태세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