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 인문학:혐오 자아 기억 사랑/김종갑 김석 서길완 임지연 지음/144∼204쪽·각 8000원·은행나무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강좌와 연계해 일상에서 흔히 마주하는 질문에 대한 인문학적 해답을 고찰하는 취지로 3년 전 시작한 ‘마이크로 인문학’ 시리즈 2차분이다. 200자 원고지 500장 안팎의 단출한 분량을 묶어 ‘테이크아웃 인문학’ 책을 표방했다.
가뿐한 무게와 크기이지만 내용이 가볍지만은 않다. 그렇다고 현학적 용어를 잔뜩 나열해 필자의 전문가적 소양을 과시한 기색도 없다. 2017년 한국 사회에서 무엇보다 절실한 고민의 화두를 가까운 사례를 짚어가며 살폈다. 걷잡을 수 없이 창궐하는 혐오, 낯설어진 자아, 망각을 지향하는 기억, 화석화된 사랑.
소설, 영화, 에세이 등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끌어와 거창한 ‘이즘’을 지양하고 실생활 속 사유와 연결시킬 수 있도록 했다. 영문학과 철학을 전공한 저자들이 각자의 전공에 기초한 서브텍스트를 충실히 활용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