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집행 뒤 5년 지나야’ 규정 불구 서울변회 “사회적 인식 변화”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이찬희)가 양심적 병역거부로 실형을 선고받아 변호사 자격이 취소됐던 백종건 변호사(33·사법연수원 40기)에 대해 변호사 재등록 신청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백 변호사는 사법시험 합격자 중 처음으로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병역법 위반)로 유죄 판결을 받고 복역한 인물이다. 변호사 등록에 대한 최종결정권을 쥔 대한변호사협회(회장 김현)가 앞으로 어떤 결론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서울변회는 5일 “백 변호사의 재등록 신청에 대해 상임이사회에서 논의를 거듭한 결과, 헌법상 양심의 자유와 양심적 병역거부 등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 등을 고려해 ‘적격(適格)’ 의견으로 결론냈다”고 밝혔다.
백 변호사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로 병역을 거부했다가 지난해 3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 형이 확정됐다. 1년 넘게 복역한 뒤 올해 5월 말 가석방된 백 변호사는 유죄 확정판결로 취소된 변호사 자격을 되찾겠다며 최근 서울변회에 변호사 재등록을 신청했다.
이찬희 서울변회 회장은 “사회에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촉구하고자 백 변호사에 대해 적격 의견을 제출했다”고 서울변회의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백 변호사의 변호사 등록 여부는 대한변협의 등록심사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그 과정에서 대한변협은 변호사법의 등록 제한 규정을 어떻게 해석할지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예외 적용이 타당한지를 놓고 치열한 논의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