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교출신 담도굉 中법인 대표 물러난지 10개월만에 전격 복귀 제품개발 전담본부도 만들어 현지에 특화된 차량 개발 총력
중국 창저우시에 있는 베이징현대 4공장. 8월 하순 이곳을 포함해 베이징현대의 공장 4곳이 부품 공급 차질 사태로 일시 가동 중단에 들어갔을 정도로 현대·기아자동차의 중국 사업은 위기에 처해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3일 현대차는 중국 합자법인인 베이징현대의 최고 책임자인 총경리로 담도굉 중국지원사업부장(부사장·사진)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담 부사장은 2010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베이징현대 총경리였다. 담 부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지 10개월 만에 다시 구원투수로 복귀할 정도로 절박한 상황이라는 의미다. 담 부사장은 지난 10개월간 한국에서 중국사업을 챙기는 역할을 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해 중국에서 위기에 빠진 현대차로서는 그룹 내 최고의 중국 전문가로 통하는 담 부사장이 실적 회복을 견인하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화교인 그는 현대차 베이징사무소장 등을 지내며 2000년대 초반부터 현대차 중국 사업에 관여해 왔다.
광고 로드중
현대·기아차의 올해 1∼7월 중국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45.5% 감소했다. 중국 실적 저하에 따른 위기는 동반 진출한 1, 2차 부품사들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부품사들은 적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 치 대금을 못 받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기아차의 1차 부품사로 베이징에 공장을 둔 A사 대표는 “대금을 못 받으면서 재무 상태가 안 좋아지자 은행들도 대출을 꺼리고 있어 상황이 점차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금융회사들의 ‘비 올 때 우산 뺏기’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기아자동차 노조 측이 승리한 통상임금 소송 1심 판결이 부품사들의 위기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부품협력사들은 국내에서도 현대·기아차 본사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협력업체 사이에선 인건비 상승이 불가피한 현대·기아차로부터 납품대금 인하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