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콜슨 화이트헤드 지음/황근하 옮김/348쪽·1만4000원·은행나무
저자는 흑인 노예들의 탈출을 도왔던 비밀조직 이름인 ‘지하철도’를 실제 지하철도로 상상해 작품을 썼다. 당시 지하철도의 활동으로 10만 명이 넘는 노예가 자유를 찾을 수 있었다. 저자는 어릴 적 이 이야기를 듣고 진짜 땅속에 있는 철도로 상상했다고 한다. 나중에 사실을 알고 살짝 화가 났지만. 그리고 실제 철도였으면 어땠을지 질문을 던지며 소설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가슴 졸이는 추격전과 노예제도의 참혹한 실상을 세밀화 그리듯 펼쳐낸 글은 책에서 쉽게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을씨년스러운 마을에서 코라가 마주한 노예들의 훼손된 주검은 지옥이 있다면 이런 풍경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다.
이 책은 2017년 퓰리처상, 2016년 전미도서상을 수상하며 미국에서 화제가 됐다. 탄탄한 작품성과 더불어 미국 내 흑백 갈등이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며 얼마나 심각한지를 또 한 번 확인시켜 주는 현상이다. ‘문라이트’의 배리 젱킨스 감독은 이 책을 드라마로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원제는 ‘The Underground Railroad’.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