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수명 늘어나 은퇴 의미 달라져 재취업 중요성은 생계 해결보다 제2의 인생에 있어 ‘신중년’ 세대의 도전과 성취위해 정부가 도와줘야
이우영 한국폴리텍대 이사장
2013년 영국 BBC가 전망한 ‘미래의 세계(Tomorrow′s World)’에 따르면 2150년 평균 수명은 150세. 의학의 눈부신 발달로 지난 40여 년간 한국인의 평균 수명도 25년 이상 늘어났고, 2025년에는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 2045년에는 35% 이상이 고령인구가 되고 프랑스가 140년 걸린 초고령사회를 불과 25년 만에 맞게 된다. 대책 마련이 시급하나 쉽진 않아 보인다.
98세의 고령에도 청장년처럼 왕성한 강연과 집필로 주목받는 한국 철학의 큰 별 김형석 교수는 ‘백년을 살아보니’에서 ‘사람은 성장하는 동안은 늙지 않는다. 노력하는 사람들은 75세까지는 정신적으로 인간적 성장이 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오래전부터 인생의 황금기는 60에서 75세 사이라고 믿고 있다’고 썼다. 가히 평생청년시대를 향한 선언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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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역사를 기술과 욕망의 끊임없는 교류와 결합, 즉 생산과 소비의 연결로 진보해 온 산물이라 한다면 이제 생산과 노동의 관점을 벗어나 인간의 욕망, 즉 소비의 관점에서 일과 행복에 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최근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향후 5년간 주요 정부 정책방향 중 고령사회 대비, 건강하고 품위 있는 노후생활 보장을 발표했다. 배경은 2015년 기준 실질 은퇴 연령이 남녀 각각 72.9세, 69.8세로 고령층 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월등히 높다는 데 근거한다.
베이비붐 세대인 1955∼63년생은 약 712만 명으로 2015년부터 본격적인 1차 은퇴가 시작되었다. 삶의 질 측면에서 베이비붐 세대는 기존의 실버 세대와 다르게 ‘청년’으로 살고 싶은 욕구, 또 경제성장기에 억제할 수밖에 없었던 감성과 문화적 가치를 향유하려는 의지가 높다. 이는 온·오프라인에서 인간적 네트워크를 중시하는 경향으로 확인된다.
새 정부 들어 베이비붐 세대를 확장하여 ‘신중년’이란 용어를 채택했다. 범위는 아직 구체적이지 않지만 대략 50∼70대를 아우를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점은 신중년의 첫 주자인 베이비붐 세대의 특징으로 디지털 마인드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스마트 실버 칼라 노동계급의 등장을 예고한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러나 신중년 일자리의 현실은 학력이나 경력에 관계없이 ‘단순노무종사자’ 쏠림이 심각하다. ‘화이트칼라’ 경륜자조차 여기에 편입된다.
지금부터라도 공공부문을 비롯한 국가 정책은 이러한 수요에 부응하여 40대부터 신중년 학습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와 재정,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이들 첫 신중년 세대의 경우 일 외에 여가나 쉼, 놀이 등의 활동을 일상적으로 누린 경험이 적다는 점에 착안하여 퇴직 후 하고 싶은 일, 만족을 주는 일을 찾도록 도와주는 사회적 서비스가 중요하다. 지금까지 생계형 고용서비스에만 국한되던 정책 프레임의 전환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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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영 한국폴리텍대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