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9일 보수 작업이 한창인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상암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광고 로드중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요즘 뜨거운 논란에 휩싸여있다. 최악의 그라운드 컨디션이 끊임없이 도마에 오른다. FC서울이 홈구장으로 사용 중인 이곳에서 8월 31일 한국-이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9차전이 펼쳐진다.
걱정과 우려가 쇄도했다. 폭염과 폭우의 반복으로 엉망이 된 경기장에서 과연 정상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겠느냐는 당연한 의문. 과거 A매치가 열릴 때마다 태극전사들은 불만을 터트렸다. 베테랑 미드필더 기성용(28·스완지시티)은 “계속 이야기를 해도 달라지지 않는다. 홈구장 잔디는 좋아지지 않는다. 더 이상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고, 다른 선수들도 “우리조차 낯선 잔디다. 원정 팀과 똑같은 입장이다. 홈 어드밴티지를 전혀 살릴 수 없다”고 토로했다.
실제 대한축구협회는 이란전을 다른 경기장에서 치르는 데 무게를 실었다. 지방 곳곳에서 관심을 가졌다. 그러나 국가대표팀 신태용(47) 감독은 내부 회의를 통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소화하기로 결정했다.
광고 로드중
다행히 상황은 많이 좋아졌다. 8월 19일 서울-울산의 클래식 정규리그 경기가 끝나자마자 보수에 돌입했다. 거듭된 논란에도 꿈쩍하지 않던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관리공단이 모처럼 나섰다. 8월 20일부터 전문가들이 투입됐다. 전체 그라운드 면적의 25% 정도를 갈아엎었다. 스프링클러와 롤링 작업을 병행했고, 대형 송풍기로 지열을 식혀줬다.
물론 바둑판식으로 일부 잔디만 교체한 ‘땜질식 처방’에 전부 만족할 수 없었으나 지금으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지난 주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방문해 잔디 상태를 1차례 체크해 “좋지 않다”는 냉정한 평가를 내렸던 대표팀 스태프도 선수단이 그라운드 적응훈련에 나선 29일 방문한 자리에서는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거친 플레이가 나오면 완전히 뿌리 내리지 못한 잔디가 밀릴 수 있다”면서도 “우려한 것보단 많이 좋아졌다”고 절반의 합격점을 매겼다.
상암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