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간부 출신 첫 위원장, “싸워본 사람이 안 싸우는 법 알아”
문 위원장은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노사가 마음을 모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위원장을 맡았다”며 “허심탄회한 토론으로 시대가 요구하는 과제를 차근차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과거에 강성이었던 건 맞다. 하지만 싸워 본 사람이 싸움을 안 하는 법을 알고 대안도 낸다”며 “노동계에 치우칠 거라는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김금수, 조성준 위원장처럼 노동계 출신이 노사정위원장에 위촉된 적은 있었지만 민노총 간부 출신은 문 위원장이 처음이다. 문 위원장 위촉은 민노총을 노사정위에 복귀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청년, 여성, 비정규직 대표 등이 노사정위에 참여하고 복지 이슈까지 다룰 수 있도록 노사정위를 ‘한국형 사회적 대화 기구’로 개편하겠다고 공언했다. 문 대통령의 이런 구상이 현실화하려면 노동계의 한 축인 민노총의 복귀가 필수다.
광고 로드중
변수는 민노총 내부 강경파다. 2005년에도 이수호 당시 위원장이 노사정위 복귀 여부를 표결에 부치려 했지만 강경파들의 실력행사로 무산됐다. 특히 민노총 위원장은 조합원 직접투표로 뽑기 때문에 현 지도부가 재집권한다면 복귀 논의 자체를 봉쇄할 가능성이 높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