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1400조 시대 GDP 대비 가계빚 93% ‘위험 수준’… 정부, 新DTI 도입 등 종합대책 예고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2분기 가계신용’에 따르면 2분기 가계대출 증가액은 29조2000억 원으로 집계했다. 1분기(16조6000억 원)보다 76%나 늘어난 것이다. 집값이 크게 올랐던 지난해의 분기당 평균 증가액(34조9000억 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2015년 이후 분양한 아파트의 중도금 집단대출과 입주 시 치르는 잔금대출이 줄어들지 않은 여파가 크다. 여기에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의 여파로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 대출의 분기 증가액이 사상 최대인 5조7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가계부채가 폭증했던 지난해에 비해서는 증가세가 다소 진정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액(33조9000억 원)보다 낮고 상반기(1∼6월) 전체로 봤을 때 지난해보다 약 16% 줄었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가계부채 증가세가 예년보다는 준 데다 계속 관리하고 있고 8·2부동산대책에 따른 영향도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고 로드중
8·2대책 등 잇따른 고강도 부동산대책에도 가계부채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 정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한은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93%로 과도한 수준이며 증가세도 5년간 평균 2%가 넘어 빠르다고 지적했다.
다중채무자가 가계부채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23일 정세균 국회의장실이 나이스평가정보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3곳 이상 금융회사에서 빚을 진 다중채무자는 6월 말 현재 390만 명으로 2013년 말(338만 명)보다 52만 명(15.4%) 증가했다. 이들의 총 채무는 450조 원으로 1인당 평균 1억1529만 원의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상당수가 은행에서 대출을 거절당해 금리가 높은 2금융권에서 돈을 빌리거나 한 곳에서 돈을 빌려 다른 곳의 대출을 갚는 이른바 ‘돌려막기’를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건혁 gun@donga.com·강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