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의 강력한 어깨는 슬라이드스텝이 느린 투수의 약점을 보완하고 도루저지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KIA 김민식과 롯데 강민호(왼쪽부터)는 올 시즌 도루저지율 1위를 놓고 치열하게 다투고 있다.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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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의 도루 저지는 ‘0.1초의 예술’로 불린다. 투수와 포수 그리고 유격수나 2루수의 완벽한 호흡이 있어야 상대의 도루를 막을 수 있다.
KBO리그는 타고투저 속 공격 옵션에서 도루가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그라운드에는 단독도루만 있는 것이 아니다. 런 앤 히트 작전이 걸리면 주자는 2루를 향해 전력 질주 한다. 경기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는 순간이다. 포수의 어깨가 약하거나 투수의 견제 능력이 떨어지고 세트 포지션에 약점이 있을 경우 주자는 집중적으로 도루를 노린다. 공격측 감독은 히트 앤드 런, 런 앤 히트 작전으로 배터리를 압박한다.
그만큼 안방마님, 포수의 도루 저지 능력은 중요하다. 특히 도루 저지는 그라운드의 사령관 포수의 수비 능력을 숫자로 표시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지표이기 때문에 최고의 포수들 간에 자존심 경쟁도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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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부분은 강민호의 기록이다. 롯데 투수 중에는 투구 폼이 큰 스타일이 많은 편이다.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변화구 구사도 많은데 상대 주자에게는 좋은 먹잇감이다. 강민호는 104경기에서 포수 마스크를 쓰고 리그에서 가장 많은 83차례의 도루 시도와 싸웠다. 국가대표 주전 포수 경쟁자인 양의지가 상대한 40차례(83경기) 도루 시도와 비교하면 2배가 넘는다. 강민호는 이중 27번을 저지하며 리그 최정상급 도루 저지율을 지키고 있다. 워낙 상대 주자의 도루 시도가 많아 그만큼 잡아 낼 수 있는 기회도 많다. 시즌 막바지까지 최고 도루저지율을 놓고 김민식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도루 저지 능력, 범위를 넓혀 주자를 1루에 묶어 둘 수 있는 포수의 송구능력은 포스트시즌에서는 역할이 더 커진다. 가을야구를 앞둔 팀들은 상대 포수가 투수의 공을 잡아 2루까지 얼마나 빠른 시간에 송구하는지 철저히 체크하고 있다. 10승 투수가 없어도 우승 할 수 있지만 좋은 포수가 없으면 정상에 설 수 없다는 야구 격언이 존재하는 이유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