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 괴력 세인트루이스… 지구 꼴찌서 1.5경기 차 2위로 한-일 가을야구 MVP 경험 오승환… 단기전 필승조 역할 커져 더 주목
돌부처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사진)이 한국과 일본에 이어 미국에서도 가을 무대를 밟을 수 있을까.
‘가을 좀비’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가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오승환이 포스트시즌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즌 초반 내셔널리그(NL) 중부지구 최하위까지 떨어졌던 세인트루이스는 이달 한때 8연승을 질주한 데 힘입어 지구 2위에 올랐다. 15일 현재 지구 선두 시카고 컵스와 1.5경기 차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세인트루이스는 가을 야구에서 유독 강하고 끈질긴 모습을 보여 가을 좀비로 불린다.
세인트루이스 신인 폴 디용(24)은 후반기에만 홈런 9개를 몰아 치는 등 맹활약하면서 답답하던 팀 공격의 맥을 뚫었다. 후반기 홈런 개수만 따지면 LA 다저스 괴물신인 코디 벨린저(22)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득점 지원이 늘어나면서 세인트루이스의 장점으로 꼽힌 선발 야구 또한 살아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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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중반 마무리에서 우완 셋업맨으로 보직이 바뀐 오승환이 풀어야 할 숙제는 왼손 타자와의 승부다. 올 시즌 오승환의 왼손 타자 피안타율(0.359)은 오른손 타자 상대 성적(0.212)에 비해 한참 높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세인트루이스의 왼손 불펜 자원이 풍부한 만큼 오승환이 왼손 타자 해결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상대 타자에 따라) 반쪽 기용될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더 중요한 건 팀이 포스트시즌에 안착하는 것이다. 현재 NL 와일드카드 공동 선두 애리조나, 콜로라도와 5경기 차인 세인트루이스로선 컵스를 제치고 지구 1위에 오르는 것이 보다 현실성 있는 목표다. 만약 세인트루이스가 와일드카드로 디비전시리즈에 진출한다면 리그 전체 승률 1위인 다저스와 맞붙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NL 동부지구 최하위 필라델피아로 이적한 김현수(29)는 가을 야구는커녕 팀 내 입지마저 흔들리고 있다. 시즌 뒤 한국 컴백 가능성을 거론하는 현지 보도가 나올 정도다. 15일 샌디에이고와의 경기에 6회 대타로 출전한 김현수는 내야안타로 7경기 만에 안타를 기록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