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장수 외국인 투수들
다짐대로 203cm의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니느님(니퍼트+하느님)’의 구위는 올해도 여전하다. 지난달 27일 kt전 승리로 니퍼트는 2007년(리오스·90승) 이후 10년 만에 외국인 투수 최다승(91승) 기록을 새로 썼다. 이제 외국인 투수 사상 첫 통산 100승까지도 9승만 남았다. 통산 100승은 이제껏 프로야구 마운드에 오른 1210명의 선수 중 28명만이 낸 기록이다. 하지만 올 시즌에도 20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3.47, 11승(6패)으로 호투 중인 니퍼트에겐 결코 머지않은 미래다.
7시즌 연속 한국 무대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 역시 니퍼트가 최초다. ‘최장수 개근 외인’인 니퍼트는 다른 선수들과 뭐가 달랐을까. 이 질문에 두산 김태형 감독은 “잘 던진다”는 부정할 수 없는 답을 내놨다. 김 감독은 “일단 실력이 있다. 그 외에 꼽자면 머리가 좋다. 공만 잘 던진다고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면 안 된다는 걸 잘 안다. 조직 생활도 잘하고 다른 외국 선수들도 다 아우를 줄 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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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기에 4년 연속(2013∼2016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넥센의 제1선발 자리는 늘 그의 것이었다. 7월 들어 밴헤켄은 두 차례 5실점 경기로 우려를 낳기도 했지만 1일 SK전에서 7이닝 무실점 12삼진을 기록하는 등 최근 2경기 15이닝 1실점으로 넥센 에이스의 위용을 완벽히 되찾았다.
다년계약이 불가능하기에 외국인 선수의 장수는 곧 한 해도 부진 또는 부상이 없었다는 뜻이다. 한국 무대에서 6시즌 이상 뛴 외국 선수가 니퍼트, 밴헤켄, 소사, 나이트(넥센), 리오스(두산), 데이비스, 브리또(이상 한화) 등 7명뿐인 까닭이다. 지난달 27일 삼성전에서 3년 연속 10승을 달성한 NC 해커(34) 역시 시즌 종료 후 재계약에 성공하면 내년에는 6시즌 연속 한국 무대에 서는 장수 외인 대열에 합류한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