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번병은 장교의 명령을 부하에게 전달하고, 장교의 군복과 장비를 상시 가용한 상태로 관리하고, 장교가 지휘를 하느라 시간이 없어 못 하는 잡무를 처리한다. 영국에서 당번병은 더 힘든 임무에서 면제되고 지휘관이 베푸는 특전을 받기 쉽고 진급도 빨라 선호되는 보직이다. 우리나라 군대에 당번병은 공식 편제에 없지만 보통 대대급 부대에서부터 무전병과 1호차 운전병이 세트로 부대장의 당번병 임무를 맡는다.
▷공관병은 당번병과 달리 장성급 지휘자의 승인하에 공식적으로 둘 수 있다. 공관병은 연대급 이상 부대 지휘관의 관사에서 생활하면서 가사를 돌보는 임무를 맡는다. 본래 임무와는 달리 자녀들의 학습도우미로 활용돼 종종 구설수에 올랐다. 그럼에도 힘든 훈련이나 사역에서 제외돼 꽃보직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선진국 군대에서는 지휘관이 필요하면 신원조회를 거친 민간인을 고용해 쓴다. 우리나라 사병 봉급이 모병제 수준으로 높았다면 공관병은 진즉 민간 가사도우미로 대체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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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