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국민 여론에 따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번복할 수 있다”고 했다가 논란이 일자 한 시간여 만에 그게 아니라고 번복했다. 배치 지역도 바꿀 수 있다고 했다가 “성주 골프장 안에서 재조정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잇단 도발로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말했다가 얼버무리기도 했다. 심지어 사드 괴담의 근거가 됐던 전자파의 유해성 측정 결과 전자파가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는 사실조차 “비밀사항이라 공개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송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 과정에서 음주운전 전력, 고액 자문료 수수 등 각종 논란에 휩싸여 지명 32일 만에야 임명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야당 반발에도 임명을 강행하면서 “엄중한 국내외 상황에서 흔들림 없는 국가안보를 위해 더는 미룰 수 없다”고 했다. 그렇게 국방수장에 임명된 사람이 자신의 발언을 손바닥 뒤집듯 바꾸며 오락가락했다.
그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에서 사드 전자파가 검출되지 않은 사실을 문 대통령에게도 보고하지 않았다고 실토했다. 그동안 사드 레이더 전자파를 둘러싼 논란은 ‘전자파 참외’ 같은 온갖 괴담을 양산하며 사회적 갈등과 국론 분열을 낳았다. 그런데도 국방부는 한 달 넘게 쉬쉬했다. 여권 일각의 사드 반대론을 의식한 눈치 보기가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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