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현대기아차그룹 정의선 부회장, LG그룹 구본준 부회장, 포스코 권오준 회장 등 8명의 기업인과 맥주를 마시며 만찬 간담회를 가졌다. 기업인들은 일자리 창출 방안, 협력업체와의 상생 방안을 밝히면서 규제 완화 정책을 펴줄 것을 적극 건의했다. 정의선 부회장은 “국내외 스타트업과의 상생 협력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규제 완화를 건의한다”고 말했다. 한화그룹 금춘수 부회장도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 입지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했다.
기업인 간담회를 ‘노타이 호프미팅’이라는 이례적인 형식으로 진행한 것은 격의 없는 소통을 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기업인들에게 일일이 개인 신상이나 기업 사정에 대해 ‘맞춤형’ 질문을 하며 친밀감을 높였다. 과거 간담회가 주로 기업인들이 투자 계획 등을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자리였던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다.
하지만 달라진 형식만큼 기업인들이 이날 대통령과의 만남을 편안하게 느꼈을지는 알 수 없다. 청와대는 비정규직 비율이 낮은 중견기업 오뚜기를 초청해 모종의 메시지를 던졌다. 문 대통령은 “고용도 그렇고, 상속을 통한 경영승계와 사회적 공헌도 그렇고, 아주 착한 기업 이미지가 갓뚜기란 말을 만들어냈다”고 칭찬했다. 이날 만찬 맥주도 임직원 전체를 정규직으로 채용한 중소기업 제품을 선택해 상징성을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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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진정으로 재계와의 소통을 강조한다면 기업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를 정책에 실제로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다. 간담회 형식이 바뀐 만큼 대통령이 기업을 대하는 자세도 변화가 필요하다. 문 대통령은 오늘도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 SK그룹 최태원 회장 등 7개 기업 경영자와 만난다. 규제완화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화답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