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백령심청연꽃축제 열려… 온양 백련-홍일연도 볼 수 있어 ‘한여름 밤의 작은 음악회’도 진행
27일 제1회 백령심청연꽃축제가 열린 인천 옹진군 백령도 심청연꽃마을. 10년간 백령도 자생연을 키우고 있는 김진일 연꽃마을 촌장이 심청전을 주제로 한 연꽃 테마공원을 설명하고 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27일 옹진군 후원 제1회 백령심청연꽃축제가 열린 서해 최북단 섬 인천 옹진군 백령도 연꽃마을. 김진일 연꽃마을 촌장(60)은 축제를 주관하면서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 촌장은 백령도 해역의 임당수(인당수)에 몸을 던진 효녀 심청을 기리기 위해 10년 전부터 연꽃을 키워왔다.
김 촌장은 백령도에서 자생하는 홍련(紅蓮) 씨 150톨을 구해 2007년 연꽃 밭을 일궜다. 2년 뒤에는 백령도 연꽃을 ‘심청연’이라고 이름 붙여 토종 종자로 농촌진흥청에 품목 등록을 했다. 작은 논에서 출발한 연꽃밭은 이제 7만 m² 규모로 커졌다. 심청연뿐만 아니라 ‘온양 백련’ ‘강진 백련’ 같은 다른 지역의 토종연을 비롯해 홍일연, 황련 등 20여 종이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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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꿈은 백령도 심청연을 널리 알리는 것이다. “1000년 전 백령도 연화리 연못에서 홍련이 피어났다고 합니다. 중국 상인에게 팔려가던 심청은 백령도 두무진 앞바다 임당수에 뛰어들어 연꽃으로 환생하지요. 그 자리가 연봉바위로 남았다고 합니다.”
원래 연화리 곳곳에서는 연꽃이 많이 피었다. 그러나 6·25전쟁 때 북에서 온 피란민들이 연꽃밭을 논으로 개간하면서 연꽃 자취는 거의 사라졌다. 김 촌장은 연화리의 교회 장로가 명맥을 잇던 자생연 씨를 분양받아 연꽃마을을 조성한 것이다.
옹진군은 2015년부터 연꽃마을을 ‘농촌관광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다. 군의 지원금을 활용해 김 촌장은 연꽃밭 둘레의 논두렁에 나무보도를 깔고 물레방아, 원두막, 인공폭포도 만들었다. 연못 가운데와 둘레길에는 심청이 바다에 뛰어드는 모습, 심 봉사가 갓난아이 심청을 안고 동냥젖을 먹이려는 장면, 심 봉사와 심청의 상봉 순간 등 심청전을 주제로 한 조형물 15개를 설치했다. 꽃대가 뒤틀려 올라오는 황련을 ‘뺑덕어미연’, 연꽃이 활짝 만개하지 못하는 홍련을 ‘심 봉사연’으로 작명해 꽃밭 앞에 푯말을 붙여놓았다.
이날 열린 ‘한여름 밤의 작은 음악회’에는 김 촌장과 인연이 깊은 음악인들이 무대에 올랐다. 경기민요 무형문화재 정경숙 씨를 비롯해 백령풍물패, 전통무용가 등이 3부로 나눠 공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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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