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거짓말쟁이’라고 힐난하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에 순간 화색이 돌았다.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가 한창이던 19일(현지 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집무실)에 손녀 아라벨라 쿠슈너가 “할아버지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며 들어왔기 때문. 백악관 실권자로 알려진 아라벨라의 어머니 이방카는 오벌오피스 문턱에서 “인사만 건네려구요”라며 얼굴을 내비쳤다.
아라벨라는 말을 잘 듣는 손녀였다. 할아버지가 “(NYT 기자들에게) 중국어로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해봐”라고 말하자 “니 하오”라고 말했다. 이에 고무된 트럼프가 “이 아기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하고도 대화를 나눴다. 중국어로 몇 마디 해볼 수 있니? ‘할아버지 사랑해요’라던지”라고 추가 요청을 하자 “워 아이 니 할아버지(나는 할아버지를 사랑해요)”라고 바로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NYT 기자들을 쳐다보며 “정말 굉장하지 않나. 좋은, 똑똑한 유전자를 가졌다”며 자찬했다. NYT가 공개한 인터뷰 녹취록에 따르면 현장의 기자들도 웃음을 터뜨리며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기분이 좋아졌는지 “어쨌든 요점은 실업률은 최저치이고 주가는 역대 가장 높다는 것”이라며 “나라가 전진하고 있다”고 긍정적인 주제로 대화를 이어갔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