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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어촌에 도시민들이 돌아온다

입력 | 2017-07-13 03:00:00

“소득 높은 양식어장 많아 유리”… ‘귀어 인구’ 3년 연속 전국 1위
주택자금 등 정착 지원도 한몫




전남 여수가 고향인 이현승 씨(45)는 20년 전 상경해 건설업을 하다 오랜 도시생활로 몸과 마음이 지쳐가던 중 고향이 떠올랐다. 이 씨는 자연경관과 인심이 좋은 여수에서 노후까지 걱정 없이 일할 수 있을 거라 판단하고 2014년 귀어했다. 낭만적인 바다 생활을 꿈꿨던 귀어는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귀어 초기에는 주위의 거부감과 경험 부족으로 한 해 1500만 원도 벌기가 쉽지 않았다. 밤낮 없는 조업에 새벽밥을 먹어가며 터득한 기술과 각종 지식은 이 씨의 성공적인 귀어생활에 원동력이 됐고 소득 증가로 이어졌다. 이 씨는 지난해 해양수산부가 주최한 ‘제1회 귀어·귀촌인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 씨는 “도전정신과 굳은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귀어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귀어인구 정착, 전남이 최다

전남 어촌으로 돌아온 귀어인구가 3년 연속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높은 양식어장이 많은 데다 귀어 장벽을 낮추기 위한 자치단체의 노력이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해 전남지역 귀어가구는 345가구 502명이었다. 전국 귀어인구 929가구 1338명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전남으로 향한 것이다. 전남 귀어인구는 2014년 280가구, 2015년 343가구 등으로 3년 연속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지난해 귀어인구 502명 중 203명이 수도권에서 왔고, 광주에서는 89명이 전남 어촌에 정착했다. 어촌에 살지 않던 전남 사람 119명도 어촌으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연령별 귀어인은 40대 이하가 54%를 차지했다. 이는 전국 평균 49%보다 5%가 높은 것으로 상대적으로 젊은 귀어인들이 전남을 선호했다.

전남도는 지난해 귀어귀촌지원 종합계획을 세워 귀어인의 정착을 돕고 있다. 귀어인을 적극 유치한 어촌계에 사업비를 지원하고 귀어가 창업 및 주택자금을 제공하고 있다. 귀어촌 홈스테이와 귀어가 멘토링 사업, 귀어 전진대회도 개최하고 있다.

양근석 전남도 해양수산국장은 “전남은 소득이 높은 양식어장 74%가 밀집해 있고 수산물 생산량도 전국 52%를 차지할 정도로 경쟁력이 높다”며 “더 많은 도시민이 전남 어촌으로 돌아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을 늘려 가겠다”고 말했다.

○ 전국 첫 창업어장

양식어업은 신규 면허발급이 제한돼 그동안 귀어인들의 진입이 어려웠다. 전남도가 2014년 귀어가구 실태조사를 한 결과 귀어인들은 정착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로 신규 어촌계원 가입 기피를 꼽았다. 고흥군은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귀어인들에게 창업어장을 제공하기로 했다.

고흥군이 올 5월 전남도에서 승인받은 창업어장은 김 500ha, 미역 40ha, 가리비 25ha 등 총 565ha. 고흥군은 8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창업어장에서 일할 청년들의 신청을 받는다. 계약 기간은 최대 5년으로 그 이후에 거주 어촌계에 가입하면 계속해서 양식어업을 할 수 있다. 자녀와 함께 전입한 45세 이하 청년 귀어가가 대상이며 10월 중 수산조정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41명을 최종 선발한다. 문의 061-830-5414

청년 귀어인들은 군이 무료로 빌려주는 창업어장에서 초기 투자비용 없이도 손쉽게 양식기반을 다질 수 있다. 수협이 창업어장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을 전량 수매하기로 해 판로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고흥군은 지난해 어가 연평균 소득이 7200만 원임을 감안하면 청년 귀어가의 연소득은 5000만 원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정완 고흥군 귀어담당(55)은 “귀어를 하고 싶어도 어장이 없기 때문에 실패하는 사례가 많아 안정적인 정착을 돕기 위해 창업어장을 확보했다”며 “까다로운 양식업 진입장벽이 낮아진 데다 노력한 만큼 고소득을 올릴 수 있어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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