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제과점 풍경. 케이크를 사려는 사람들이 줄서 있다. 김연수 씨의 집안도 그 즈음 경북 김천에서 뉴욕제과점을 운영했다. 동아일보 DB
-김연수 소설 ‘뉴욕제과점’에서
자전소설 ‘뉴욕제과점’에서 “이 세상에 사라졌다고 믿었던 것들이 실은 내 안에 고스란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나는 깨닫게 됐다”고 쓴 소설가 김연수 씨. 동아일보 DB
경북 김천의 역전에 뉴욕제과점이 있었다. 김연수 씨는 그 집 막내였다. 억척스런 어머니가 빵집을 운영해 길러낸 아들들 중 하나였다. 그는 김천에서 고교를 다닐 때까지 천문학자가 되길 꿈꿨지만 첫 입시에 실패하면서 문학도로 길을 변경했다. 한국문학이 ‘뉴욕제과점’을 비롯해 김연수 씨의 빼어난 소설들을 갖게 된 계기이기도 했다.
‘뉴욕제과점’에서 김 씨는 다감하고 유머러스한 문장을 통해 유년의 추억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히나 빵집 아들답게 빵에 대한 묘사는 대단히 섬세하다. 생과자, 롤 케이크부터 단팥빵, 크림빵, 우유식빵, 카스텔라에 이르기까지 김 씨가 펼쳐 보이는 빵집의 풍경을 따라가다 보면 보물로 가득한 궁전을 거니는 것 같은 기분이다.
김지영기자 kimjy@donga.com